수년전 개봉된 ‘쉰들러’라는 영화가 있었다. 꽤 좋은 영화였는데도 누가 감독인지 잘 기억되지 않는다. 쉰들러는 나치에 무기 등을 팔아먹는 장사꾼이다. 돈밖에 몰랐던 그가 인간애에 눈을 뜬 것은 대량학살 되는 유태인들이 무더기 무더기로 처형소로 끌려가는 처참한 광경을 자주 목도하고 나서다.
마침내 고위 장성을 매수하여 죽음의 길목에든 유태인 대열을 목숨 걸고 빼돌린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쉰들러가 처형대열에서 빼돌리는 유태인 군상 가운데는 한겨울에 발가 벗기운채 추위에 떠는 남자들의 성기가 드러나기도 한다.
영화 ‘거짓말’의 음란성여부를 수사중인 검찰이 제작사 대표와 감독을 조사한데 이어 오늘 영상물 등급분류위원들을 소환했다. 두차례 등급분류끝에 ‘18세이상 관람가’등급을 내준 경위를 조사한다. 논란속에 개봉된 ‘거짓말’은 원조교제가 줄거리다.
음란성 여부는 검찰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겠으나 음란성 시비가 일때마다 걸핏하면 ‘표현의 자유’, ‘창작의 위축’을 들먹이는 방패막이 또한 경계해야 한다. 음란성을 그같은 겉포장으로 위장하는 것이 참다운 창작활동일 수는 없다. 성적 수치심 유발은 음란성여부의 한 척도가 된다. 영화 쉰들러에 나온 남성의 성기는 관객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주기보단 오히려 죽음의 공포에 떠는 적나라한 인간심리를
리얼리티하게 전해준다.
‘거짓말’이 어떤 사실적 전달보다 작위적 성묘사위주로 흘렀다는 평가를 듣는다면 음란성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검찰수사의 추이가 주목된다.
/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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