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실시된 인천 남동구청장 보궐선거는 최근 정치권에 불신이 극심한 투표율 저조로 이어져 또한번 정치와 민생의 이반을 확인하는 선거였다.
특히 집권여당이 지난해부터 실시된 안양, 고양, 안성, 오산·화성 등의 자치단체장 보궐선거에 이어 또다시 패배함으로써 수도권 주민의 현정권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18.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8년 6·4 지방선거 당시 41.5%의 절반에도 못미치는데다 95년 지방자치선거 실시 이후 96년 7월 전북전주시장 보궐선거 투표율 17.7%에 이어 두번째로 저조한 것이다.
여·야 각 정당은 4월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확인을 위해 총력전을 전개하고도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들이지 못한 것이다.
이는 그동안 정치권이 보여준 정치구태를 보다못한 유권자들이 이제는 아예 정치불신의 수준을 넘어서 정치자체를 외면하는 심각한 이반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구나 집권여당이 지난해 마지막으로 치러진 오산·화성에 이어 또다시 패배함으로써 밀레니엄 시대를 맞고도 집권세력에 대한 신뢰가 전혀 회복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이 승리한 요인으로는 무엇보다 남동구 두지역 모두 차지하고 있는 현역 국회의원의 조직력.
한나라당 자체 진단에서 전국 최강지역으로 분류되던 이지역은 두 현역의원의 조직력에 집권여당의 불신이 합쳐지면서 큰 변수없이 승리를 낚을 수 있었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이에따라 한나라당은 오는 4월 총선에서의 유리한 선점을 차지하는 반사이익까지 챙겼다.
공동여당간의 공천 마찰도 한나라당의 승리를 견인하는 또다른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연합공천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은 결국 충청권 유권자들의 이탈을 조장하며 여당의 패배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자민련과의 연합공천 후보를 내고도 선거에 패배한 새천년 민주당은 4월 총선의 최대 접전지인 수도권지역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질 전망이다.
그러나 승리한 야당이나 패배한 여당 모두 이번 선거에서 주민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했다는 점에서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유권자 끌어안기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남아있게 됐다.
/류제홍기자 jhyou@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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