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의 존립 필요성

도시의 문화척도를 가늠하는 시설중에 극장이 빠진다면 속빈 강정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극장은 우리 대중문화의 터줏대감으로 세기를 넘어 자리매김해오면서 많은 국민들에게 애환과 추억을 간직하게 하는 대표적인 영상매체로 사랑받고 있다.

오산시는 인구수나 면적으로도 타도시에 비해 그다지 내세울 게 별로 없는 소도시에 불과한 열악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이런 오산지역에 유일한 극장으로 군림(?)해 온 도심한복판의 명보극장이 심각한 경영난에 건물주의 명도소송 제기 등 악재가 겹쳐 곧 사라질 위기에 놓이는 존폐기로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

더욱이 지난 89년 시승격 이래 10여년 이상 문화의 불모지로 불려오는 오산지역에 그나마 단 하나뿐인 극장이 쓰러져 가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고 딱하며 창피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명보극장의 이같은 사태는 건물주와 극장주의 내분이 빚어낸 극단적인 결과가 틀림없지만 유일하게 존재하는 극장을 이 지경까지 방치한 것은 강건너 불구경하듯 무관심으로 일관한 시와 8만여 시민들의 책임 또한 가볍지 않을 것이다.

영화는 먹고 마시는 육체적인 욕구에 정서와 감성을 정신적으로 충족시켜 주는 무형의 음식으로 비유되기 때문이다.

벼랑끝에 선 명보극장은 반드시 되살아나야 한다. 비단 명보극장이 아니더라도 오산에 최소한 극장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이라도 사라지게 해서는 안된다.

극장이란 단어를 영원히 오산에서 듣지 못하게 될 것같아 자못 안스럽고 화가 치밀어 온다./오산=조윤장기자(제2사회부) yjch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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