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들 코흘리개 돈까지 주식투자

최근 가정주부들의 증권투자 열기가 확산되면서 돼지저금통과 세뱃돈 등 어린이들의 ‘코 묻은 돈’까지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코스닥 종목인 B컴퓨터의 어엿한 소액주주인 초등학교 2학년 김모군(9·인천시 연수구 동춘동)은 지난 3개월 동안 10만원이상의 차액을 챙겼다.

지난해 10월 어머니 박모씨(38)의 권유로 돼지저금통(40만원)을 털어 구입한 이 회사 주식 20주가 5천원 이상씩 올랐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 두 자녀를 둔 정모씨(45·주부)는 자녀들이 졸업하면서 탈 예정인 학교정기예금 300여만원으로 D증권 주식을 구입키로 자녀들과 이미 합의를 보았다.

설 명절을 맞아 6명의 자녀와 10명이 넘는 손자·손녀가 몰려든 김모씨(73·인천시 중구 항동)집에서는 증권관련 이야기가 화제로 떠오르면서 애꿎은 어린이들의 세뱃돈까지 주식투자 자금으로 압수(?) 당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 S아파트 내 주부 주식투자 동아리인 민모씨(36)는 “10여명의 동아리 가운데 7∼8명이 이미 자녀들의 저금통장을 뜯어 주식투자에 보탰으며 심지어는 만기가 안된 학교 정기예금까지 해약해 주식을 매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와관련, 교육계 관계자는 부모들의 이같은 ‘싹쓸이식’ 주식투자가 얼마만큼의 금전적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어린 자녀들에게 사행성을 조장해 자칫 더 큰 것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류제홍기자 jhyou@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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