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에 다다른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16대 총선 공천심사작업이 당원을 동원한 후보자들의 각종 집단성 로비와 압력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민주당의 경합지역의 경우 지구당 당원들이 버스 등을 동원, 중앙당사로 찾아와 공천심사에 관계하는 당내 실세들에게 지지 후보를 낙점해줄 것을 호소하거나, 시의원, 구의원들이 국회 의원회관으로 찾아가 공천 심사위원들의 방을 순회하며 지지후보의 공천을 요구하는 등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민주당 김옥두 사무총장은 전날에 이어 15일도 서울 용산지구당 등 20여 지구당에서 당원들이 몰려와 면담을 요청하는 바람에, 일일이 대표들과 만나 당의 공천 원칙을 설명하며 설득해 돌려보내느라 진땀을 흘렸다.
지구당원 명의의 결의문과 기자회견 등을 이용한 설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서울 강서을에 공천을 신청한 장성민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이날 당사 기자실로 찾아와 “현재 중앙당에서 하고 있는 여론조사는 본선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며 “지역여론을 존중하는 공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침묵을 지키며 당의 ‘처분’만 바라고 있던 386세대 신청자들도 자신들의 희망에 관계없이 이곳저곳에 거명되자 답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86그룹의 한 주자는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공천심사가 이뤄지고 있는지 답답하기만 하다”며 불만을 털어놨으며 전주 완산에 신청했던 장세환 전 전라매일 편집국장은 이날 공천신청을 철회하고 탈당했다.
한나라당 공천심사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이부영 원내총무가 15일 “기득권 보전 차원에서 공천작업이 진행돼서는 안된다”며 공천진행 상황을 정면 비판, 당내 공천갈등이 표면화 되고 있다.
당 공천심사위원인 이 총무의 이같은 공개발언은 신진·영입인사의 전면포진 문제와 관련, 각 계파 및 현역의원들의 거센 반발로 인한 공천갈등이 심각한 수준임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무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 “한나라당도 야당이 된 이상 구여의 건강한 모습을 계승하되, 비판적 지성을 껴안는 야당의 모습이 돼야 한다”며 “지금진행중인 공천에서는 이런 문제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한 비주류측 인사도 “이 총재가 계파를 초월하겠다고 공언하면서도실상은 심사위 구성에서부터 총재측 인사들로 포진, 자기사람 심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경고했다.
/이민봉·이재규기자 jk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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