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이질환자가 또 집단으로 발생, 계속 확산되고 있어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25일 간이상수도를 식수로 사용하는 용인시 모현면 능원1리에서 발생한 설사환자 50여명 중 20명이 세균성 이질환자로 판명된 데 이어 엊그제는 인근 마을인 광주군 오포면 능평리에서도 9명의 설사환자가 발생 이중 1명이 이질환자로 밝혀졌다.
여름철 질병인 이질의 집단감염사고는 올들어 도내에서만 벌써 두번째다. 지난 1월27일 여주군의 장애아동시설에서 31명의 이질환자가 발생한지 1개월여만의 일이다. 이질은 장티푸스 콜레라 디프테리아 등과 함께 감염력이 강한 제1종 법정전염병으로 분류돼 있다. 이처럼 감염력이 강한 전염병은 환자발생 초기에 감염원을 찾아내고 전염로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함에도 용인에서 집단발병한 뒤 6일만에 인근 광주로 확산된 것은 한마디로 방역당국과 해당 지자체, 주민이 각각 초기대응에 실패했음을 말해준다. 그런데다 이번 이질의 감염원이 1천200여명의 주민이 식수로 사용하는 간이상수도로 밝혀져 놀라움과 함께 환자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문제의 간이상수도는 3개의 지표수와 1개 지하수 등 4곳에서 취수한 물을 50t규모의 간이집수정에 모아 식수로 사용하는 시설이다. 환자발생후 보건당국의 수질검사결과 3개의 지표수에서 대장균이 검출된 것으로 보아 분뇨에 오염된 물을 마셨기 때문에 발병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 취수장은 작년 2월에도 대장균이 검출됐고 10월엔 탁도가 기준치를 넘어 두차례나 식수 부적합 판정을 받을 만큼 수질이 불량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관계당국은 그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이 지역은 행정기관이 생활용수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동주택 건축허가를 남발, 갈수기에는 극심한 식수난을 겪는 취약지가 아닌가. 행정기관으로선 당연히 식수문제에 대해 사후에라도 적절한 대책을 세웠어야 옳았다. 이제라도 당국은 긴급 대책을 세워야 한다. 식수불안 해소를 위해선 궁극적으로 광역상수도 공급권역을
이 지역까지 확대해야겠지만 우선 급한대로 자체 취수원의 개발과 수질개선 작업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도 당국은 차제에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는 모든 취약지에 대한 수질검사는 물론 정수 소독상태를 철저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