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와 물질이 모든 것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어버린 시대에 문학의 역할은 무엇일까?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없이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을 생각할 수 없고, 조정래의 ‘태백산맥’없이 남도의 작은 읍 벌교를 생각할 수 없는 것처럼 문학만큼 자기 고장을 빛내주는 것이 있을까?
자칫 먼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를 경기도의 귀중한 문학유산에 대한 관심을 일깨워주고 경기도 문화를 널리 알리고 빛내는데 환기통 구실을 해줄 양서가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기문화재단이 ‘기전문화예술총서’시리즈 세번째로 발간한 ‘경기문학지도(1,2권)’가 바로 그것.
요즘 사람들은 자기가 나고 자란 고향이나 지금 살고있는 지역의 카페나 유원지 등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내 고장에 어떤 문인들이 살았으며 어떤 문학작품의 배경이 되었는지 아는 이들은 극히 드물다.
지방자치단체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펴낸 ‘경기문학지도’는 소설가 김남일·이성아·이인휘씨와 시인 오봉옥·용환신·이영진·홍일선씨 등 7명이 1년동안 경기도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경기도에서 태어났거나 살았던 이들의 작품세계, 경기도를 배경으로한 문학작품을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유적들까지 발굴해 소개하고 있다.
멀리는 이규보, 이율곡, 정약용에서부터 가까이는 박두진, 고은, 김지하에 이르기까지 경기도에서 태어났거나 경기도에 살면서 우리 문학사를 빛냈던 문인들에 대해 비교적 자세하게 서술했다.
여기에는 서원이나 사당, 생가, 생가터, 묘비, 시비, 작품무대 등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유적지나 기념물은 가능한 사진도 함께 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특히 고려의 도읍 ‘개성’, 소설가 박완서의 고향 ‘개풍’, ‘역옹패설’ 이제현의 장단 등 지금은 북녘땅에 돼버린 경기도의 옛땅을 대상으로 삼은 것도 이 책만의 자랑거리다.
각 지역마다 중요한 대상은 찾아가는 길을 별도로 표시해 문학기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문화재단 양인석 사무총장은 “이 책을 통해 경기도 문학의 저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어두운 바다에 떠있는 배를 인도하는 등대처럼, ‘경기문학지도’가 경기도 문학의 전반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의 경기문화재단 기획부 (0331))258-5105 #2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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