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 서후면 봉정사 대웅전의 후불벽화(後佛壁畵·불상뒤 벽체에 그린 그림)인 ‘미륵하생도(彌勒下生圖)’가 현존하는 국내최고(最古)의 벽화로 밝혀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최근 봉정사 대웅전을 해체 수리하는 과정에서 지붕아래 종보받침에서 ‘1428년 (조선세종 10년)에 미륵하생도를 그렸다’는 내용이 적힌 묵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지금까지 1476년(조선 성종7년)에 조성돼 가장 오래된 후불벽화로 알려지고 있는 전남 강진의 무위사 극락전(국보 13호) 후불벽화보다 최소한 40∼50년정도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가로 387.5㎝, 세로 380㎝ 크기의 대웅전 후불벽화는 석가삼존상을 중심으로 전체를 상·중·하로 구분한 3단 구성의 구도로, 인물의 형태, 채색 등에서 고려시대 벽화의 특징인 본존불 왼쪽 상의의 금구장식과 왼쪽 팔꿈치 옷주름, 세필로 그린 유려하고 세련된 둥근 꽃무늬 등이 선명해 고려불화의 양식을 잘 간직하고 있는 국보급벽화라고 문화재 관계자는 평가했다.
이 벽화는 부분적으로 일부가 떨어져나가고 균열 상태가 심해 현재 보존처리를 위해 벽체에서 분리·보관중이며 문화재청은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처리 전문가를 현지에 보내 과학적 보존처리를 마친뒤 원래의 위치에 다시 설치하거나 별도 보존시설에 보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편 봉정사 대웅전(보물 제55호)도 최근 불단내부 상판에서 ‘1361년, 고려 공민 공민왕 10년에 불단조성’이라는 내용의 묵서가 발견돼 극락전(국보 제15호)과 함께 고려시대 목조건물임이 확인돼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봉정사 대웅전이 고려시대에 건축됐고 후불벽화도 현존하는 최고의 불화로 밝혀짐에 따라 앞으로 전문가의 종합 고증을 거쳐 국보 지정 등 문화재적 가치를 재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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