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구제역 여파 수출업자 부도위기

“수출길이 막혀 창고에는 돼지고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자금회전이 중단돼 부도위기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31일 오후 1시 화성군 정남면 귀래리 (주)성남축산유통 대표이사 김기덕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파주에서 발생한‘의사 구제역’여파로 일본이 한국산 육류통관 보류 조치를 내림에 따라 수출길이 막혀 숨이 막힌다는 표정이다.

이 업체 본사·공장이 있는 안산시 사동과 화성 정남면 냉동창고마다‘일본으로 가기위해 선적을 기다리는 돈육이 등심·안심 등 부위별로 50여t 쌓여있다.

2억5천만원이 묶여 있는 셈이다.

특히 돼지고기 안심과 등심은 국내 판매가 거의 불가능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애만 태우고 있는 상태다.

설령 수출물량을 국내로 돌린다해도 돼지고기 안심 1㎏은 수출단가 6천원에서 국내소비가 2천700원으로, 등심 1㎏은 5천원에서 3천500원선으로 떨어져 출혈이 심할 수 밖에 없다.

더욱 큰 문제는 이로인해 자금이 돌지 않는다는 점.

성남축산유통은 한달 고정지출금만 인건비·부대비용·시설투자를 하기위해 받은 대출이자 등으로 6천여만원을 쓰고 있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암담한 모습이다.

이같은 현상은 대부분의 중소수출업체가 마찬가지로 도내에만 70여곳에 달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97년 구제역이 발생했던 대만의 경우 26개 축산물 유통업체중 수출중단 영향으로 20개업체가 쓰러졌고 소비 정상화에도 6개월이 걸렸다.

김기덕씨는 “이 상태가 당분간 지속된다면 자금력이 약한 소규모 업체들의 부도는 불을 보듯 뻔하다”며 “중소 수출업체의 몰락을 막기위해서도 빠른시일내에 정부가 나서 수출길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학기자 c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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