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가 헤쳐나가야 할 난관은 너무나 많다. 그 가운데 근본적으로 먼저 해결해야 될 문제가 환경을 살리는 일이다. 나날이 오염·황폐화되는 환경을 살리고 보존하는 길은 나무 심기와 숲을 가꾸는 일이다.
그러나 나무 심는 날로 1년에 하루를 정한 식목일에도 나무 심는 모습은 점점 사라져가고 하루 ‘노는 날’로 전락해 공휴일로 정한 식목일의 취지가 퇴색했다. 더구나 산림보호정책은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항상 뒷전으로 밀려나 맥을 못추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만 해도 98년부터 99년까지 2년동안 산림면적만 2천92ha가 훼손됐다고 한다.
특히 세계적인 생물종 다양성의 보고인 광릉숲(국립수목원)마저 파괴되고 있는 실정은 참담해지기까지 한다. 국립수목원은 야생 동·식물 5000여종이 서식하는 광릉숲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97년부터 산림욕장을 폐쇄하고 주말입장을 통제해왔다. 그러나 이 지역 관할 지자체인 포천군과 남양주시가 숲 보존 지역에서 불과 300∼400m 떨어진 곳에 청소년 수련시설, 음식점, 전원주택단지 등을 무더기로 허가해 주었다는 것이다.
포천은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같은 완충지역인 소흘면 직동리의 준농림지를 전원주택지로 허가해 주기도 했다.
국도변의 야산은 물론 해발 100m가 넘는 산중턱까지 건축허가를 내주는 이러한 사례는 용인, 화성, 구리, 고양 등 타 시군에도 많다. 심지어 산자체가 송두리째 사라지기도 한다.
올해 산림청은 나무 심기 기간동안 2만ha에 4천900만 그루를 심고 경기도는 식목일을 전후해 2000여만 그루의 나무를 심을 계획이라고 한다. 각 학교나 다른 단체에서 심는 숫자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많은 나무가 심어질 것이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산불로 인해 1만200ha의 산림이 재가 되어 허망하게 사라졌다. 그래도 우리는 나무를 심었고,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하여도 오늘 한 그루의 나무를 심어왔다.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홍수방지와 수자원 함양, 임산물제공, 깨끗한 물과 공기, 쾌적한 삶의 터전 제공 등으로 매년 35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산림조성 및 보호정책이 개발논리에 계속 밀려나 산림과 도시의 녹지가 줄어든다면 자연의 재앙은 불원간 우리를 엄습할 게 분명하다. 식목일에만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니다. 식수기간이 아니더라도 나무를 심고 가꿔 푸른 숲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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