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상 최저투표율인가

총선사상 최대의 혼탁선거는 역시 사상 최저의 투표율을 나타내고 말았다. 제16대 국회를 구성하는 이번 4·13 총선 투표율 ○○○%는 역대 최저투표율이던 15대 총선의 69.3%보다 무려 ○○○%나 낮다.

본란이 정당별 정치적 총선평가를 내일로 미루고 사상 최저의 투표율을 먼저 거론하는 것은 더욱 심화된 국민의 정치불신에 정치권의 일대각성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시민운동으로 시작된 4·13 총선은 그 어느때보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드높은 것으로 보였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납세, 병역, 전과관계 등 사상 초유의 후보자 신상자료가 공개돼 관심을 끌었다. 유권자수 또한 전체인구의 70.6%로 처음 70%선을 넘어 선진국형 인구분포의 추세에 들어섰다.

정치적으로는 현정권의 중간평가이며, 경제적으로는 IMF대처, 사회적으로는 선거개혁을 평가하는 의미깊은 선거였다. 이런데도 투표율이 낯뜨겁다 할만큼 철저히 외면당했다. 가히 정치인들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다시피한 이같은 현상은 그 책임이 전적으로 정치권에 있다.

지역감정조장에 대한 유권자들의 염증도 있었을 것이다. 선거운동의 타락상 또한 경멸을 자초하기에 충분했다. 이유는 이밖에 또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구태를 벗지못한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 사람이 그사람이고 누군들 별수 있느냐”는 체념정서가 사회저변에 널리 깔린 현실은 위기수준으로 해석할만 하다.

사실, 개혁이 가장 먼저 요구되는데도 가장 안된 곳이 정치권이다. 이는 어느 정당, 어느 정치인을 막론하고 거의가 자유로울 수 없겠으나 정국을 주도하는 집권여당과 집권여당의 최고책임자가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처럼 선거가 민주정치의 축제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신뢰회복이 시급하다. 또 이같은 신뢰회복은 정책정당의 민주화에

있다.

국민으로부터 욕을 얻어먹는 정치권이 되어서는 투표율은 앞으로도 떨어지면 떨어지지 올라가지 않을 것이다. 유권자들은 비록 정치권의 지배는 받지만 그들을 믿지 않기 때문에 투표에 무관심한 것이다. 정치불신을 넘어 정치포기에 이른 이번 총선투표율을 정치권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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