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출신 민권변호사 노무현의원(민주당)은 지역감정의 벽에 도전하는 고독한 정치인이다. 1988년 초선시절 5공청문회에서 예리하고 조리있는 신문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1990년 3당합당땐 통합여당행을 거부, 당시 야당인 민주당에 들어갔다.
이번 16대 총선에서는 재작년 보궐선거로 당선한 서울 종로선거구를 버리고 굳이 15대 총선의 낙선고배를 안겨준 부산지역을 선택했다. 결과는 또 낙선, 지역감정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선거가 끝나고 나서 PC통신에 “우짜면 존노!사람이 아깝다!”는 글이 쏟아졌다고 한다. 패배직후 ‘노무현은 부산을 사랑합니다’라는 대형 간판을 용달차에 싣고 선거구를 누볐다. 좌절을 거부하는 그는 부산의 미래의 희망일 것이다.
국회의원은 정치적으로는 국민의 대표성을 갖지만 선거구로는 시민의 대표성을 갖는다. 4·13총선 결과를 보고 더러 ‘아까운 사람이 떨어졌다’는 말을 하는 이들이 있다. ‘중앙 정치무대의 인재를 키울줄 모른다’는 말도있다. 새 사람도 좋지만 지역사회가 기왕 키운 사람을 좀더 키워 크게 부릴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아까운데 정당 때문에 떨어진 이가 있으면 반대로 사람은 검증되지 않았으나 정당 때문에 된 이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 4년은 길고도 짧다. 정치신인들에게 4년은 유권자들에 대한 실험기간이다. 정당의 단순한 정치적 거수기가 아닌지, 지역사회를 위한 시민의 대표성 이행을 잘하는지, 장래성이 있는지를 지켜볼 것이다. 아깝게 탈락한 이들 또한 실망하지 말아야 한다. 역경속을 오뚝이처럼 일어서 헤쳐가는 노무현의원 같은 이도 있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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