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과 도둑누명

최근 안양시시설관리공단을 상대로 벌어진 안양시의회의 행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불거져 나온 3천700원의 공금유용건을 보고 있자니 공인의 말한미디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한다.

지난 20일 오전 안양시의회에서 열린 특별위원회에서 임모의원(41·비산1동)이 공금유용사례를 밝힌뒤 결백을 주장하는 해당직원과의 공방이 현재까지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의원은 이날“지난 16일 밤 자신의 차량을 안양역전 노외주차장에 차를 주차시켜놓은뒤 4천500원을 지불했으나 공단에는 800원의 영수증이 보관된 것으로 미뤄 주차요원이 요금을 유용했다”고 밝히며 공단측에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이에대해 당시 근무자였던 나모씨(36)는“임의원이 입차, 일시불로 4천500원을 받았으나 40여분이 지나 임의원의 차가 없어져 나머지 금액 3천700원과 차량번호와 시간 등을 기재한 봉투를 보관, 다음에 돌려주려고 했다”며 돈봉투와 동료들의 증언을 곧바로 제시하는등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도 불구, 나씨는 졸지에 도둑으로 몰렸고, 소문은 일파만파 확산돼 명예가 완전히 짓밟히는 꼴이 돼버렸다.

뒤늦게서야 임의원은 부인이 차를 빼갔다느니, 출차시간 변경 등 종전과 전혀 다른 엇갈린 입장과 함께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돈봉투를 4일동안 가지고 있는 것으로 미뤄 요금유용이 확실하다는등 어이없는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임의원의 도둑공방은 정확한 증거없이 공식 자리에서 건수위주로 사안을 감정적으로 처리하려 함으로써 수많은 시민들의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안양=이용성기자 <제2사회부> leey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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