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주인이 아니면서 청와대를 많이 드나든 사람으로 아마 김종필씨만한 이도 없을 것이다. 대통령으로는 박정희,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씨 등 4대를 거쳤다. 박대통령 시절에는 초대중앙정보부장에 이어 국무총리 8년, 노태우, 김영삼대통령때는 민자당 최고위원 등, 김대중대통령 당대엔 국무총리를 지내면서 수시로 청와대를 드나들었다.
언젠가 대통령후보로 텔레비전중계를 통한 대화시간에 있었던 일이다. 어느 패널이 “청와대가 그렇게 좋습니까?”하고 묻자 만면에 웃음을 띠우며 “물론 좋지요… 청와대 주인이 되면 밥을 안먹어도 배가 부를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김종필씨를 가리켜 ‘영원한 2인자’라고 말한다. 어느 누구보다 최고권력자 주변에 많이 있었던 그는 권력의 맛을 아는 이다. 권력의 맛을 알기 때문에 항상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김종필씨의 정치곡예는 언제나 권력지향형이었다.
지금은 청와대 경비가 많이 완화됐지만 예전에는 무척 삼엄했다. 경무대시절에는 근처엔 얼씬도 못하게해 효자동 주민들의 불편이 막심했다. 경비가 비록 완화됐지만 청와대는 역시 민초들에게는 꿈의 궁전이다. 생전에 한번 가볼 기회가 없는 것이다.
이런 청와대를 자기집 드나들듯이 한 김종필씨가 DJP공조 부활설속에 곧 청와대를 방문하는 것으로 들린다. ‘정치환경은 변하고 정치는 현실이다’란 것이 정치인들의 편의적 논리다. DJP의 재회도 그같은 논리를 내세우는 것으로 안다. 김종필씨의 새로운 청와대행보에서 그는 또 무엇을 꿈꿀 것인지.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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