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국가대표 자격 정지당한 장희진

태릉선수촌 합숙훈련을 거부, 수영국가대표 자격을 정지당한 장희진(14·서울 서일중 2)의 구제 여부가 시드니올림픽을 눈앞에 앞둔 체육계는 물론 사회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대한수영연맹이 개인코치 밑에서 자유롭게 훈련을 하고 싶다며 입촌 하루만에 이탈한 장희진의 올림픽 출전권을 박탈한지 31일로 9일이 됐지만 연맹의 조치는 물론 선수 부모의 요구에 대해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체육당국인 문화관광부도 장희진을 시드니에 보내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가경기단체들이 ‘특혜’가 가져올 파장을 우려하자 신중론으로 선회했다.

이제 쟁점은 장희진측의 요구 수용이 앞으로 어떠한 결과를 낳느냐에 모아지는 듯한 양상이다.

우선 체육계는 IMF 한파로 가뜩이나 위축된 터에 이번 파문이 선수촌 존폐론으로 번지지 않을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정인에 대한 배려, 즉 엘리트스포츠에 대한 ‘사교육’ 허용은 결국 모두에게적용될 것이 불보듯 뻔한 일이며, 이는 경기력의 전반적 저하 현상과 선수촌 무용론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대한체육회는 수영을 비롯, 빙상과 체조 등 일부 개인종목의 대표선수들이 대개개인코치를 두고 있는 현실을 들어 ‘특혜’ 허용은 선수촌을 ‘임시 숙소’로 전락시킬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장희진 부모를 두둔하는 쪽은 ‘모든 국민은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즉 국가가 집단주의를 내새워 사교육을 침해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선수촌은 과거 대부분 개인사정이 어려운 선수들을 배려하고 훈련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마련된 곳이지 국가대표만 되면 무조건 들어가야하는 ‘병영’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양쪽 의견 모두 맞는 말이지만 현재로서는 일단 현실을 인정하고 나중에 수습책을 모색해야한다는 의견이 다소 앞서고 있다.

한국사회의 세대와 계층간 마찰을 엿보게하는 장희진 파문이 어떤 식으로 매듭지어 지든 간에 태릉선수촌을 상징으로 한 한국엘리트스포츠는 변화의 바람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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