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代’어떻게 되나?

정주영 현대명예회장의 퇴진 선언은 재벌1세대를 생각케한다. 개발독재시대에 재벌1세들이 경제성장에 기여한 공로는 인정한다. 국민경제의 대표로 제벌이 누구이든 간에 필요했던 것이 당시의 사정이었다. 은행의 사금고화가 용인됐던것도 이때문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금융특혜와 부동산 투기, 중소기업 몫까지 잠식하는 선단식 족벌경영은 국민경제의 저해요인으로 변모한지 오래다. 온갖 특혜로 성장한 재벌이 경영의 세습을 당연시하는 것은 인식의 착오다. 재벌이 아니면 실업사태가 나고 경제가 망가진다고 아직도 여기는 것은 오만이다. 재벌은 국민들이 만들어 주었다. 지금도 재벌이 제대로 갚지 못하는 은행 빚 때문에 천문학적 수치의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있다.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수도 있는 돈이다. 한국적 재벌은 청산돼야 할 유산이며 재벌개혁은 시대의 요청이다. 자본주의가 발달한 나라와 마찬가지로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야 하고 재무구조의 투명성이 요구된다.

정주영 현대명예회장의 3부자 퇴진선언은 신선하다. 대주주로 전문경영인 영입등에 영향력 행사는 능히 예견되긴 하나, 사실상 재벌 해체로 가는 3부자 퇴진은 지지부진 했던 재벌개혁에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정주영 명예회장 선언의 배경에 추측이 엇갈리고 몽구회장의 거부 등 내부적으로 겪는 진통을 시급히 수습하는 것이 정상화의 첩경이다. 퇴진 결단못지 않은 발빠른 경영형태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안정을 위한 급선무다. 물론 여기에는 계열사끼리 얽힌 이해 관계가 있어 해답을 찾기 어려운 난관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계열사들이 선진형 구조를 지닌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길이 이길뿐이다. 환골탈태의 아픔을 극복해내야 하는 것은 일종의 소명이다. 정주영 명예회장이 이끈 현대가 공헌한 것은 부인 될수 없는 절대적 사실이다. 이에이어 시대에 새롭게 부응, 어느 재벌보다 앞서 지배구조 개선에 나선 결심 또한 그다운 결단이라고 보면서 추이를 주목하고자 한다. 부채비율 감축, 지배구조개선으로 압축되는 재벌개혁을 연내 마무리 짓지 못하면 국가경쟁력을 크게 저해한다. 대외신인도 역시 치명적 영향을 가져온다. 현대의 신선한 충격파가 다른 재벌에도 파급이 미치는 전기가 돼야 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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