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상들이 즐겨 그렸던 민화는 사대부가 즐겨 그렸던 문인화처럼 근엄함이나 가식, 기교가 없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그렇게 그린 순수함만이 묻어난다.
우리의 전통 민화에 흥미를 갖고 줄곧 민화를 현대적 기법과 해석으로 재조명해 온 작가 송희성씨가 8일까지 분당 갤러리 삼성프라자에서 두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지난 2일부터 계속된 이번 전시회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적인 민화와는 사뭇 다른 점이 많아 관람객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
왜냐하면 색채사용이나 그림의 소재가 우리의 전통 민화와는 흡사하지만 구성과 표현기법이 너무나 현대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볼때 그가 차용한 이미지들은 분명 전통계승적 차원은 아닌 것 같다. 작품들은 현재적 상황을 통해 해체되거나 다시 구성되었다. 곧 컴퓨터에 의해 민화의 이미지를 상징으로서 도형화하고 코드화한 후 그것을 다시 화면에 표현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민화의 이미지들은 우리들의 현재의 삶에서 아직도 유효하고 경쾌하며 유머러스한 느낌을 주고 있다.
그는 “제가 민화의 이미지를 창조하는 것은 우리 예술의 정체성을 파악하여 전통 속에 축적된 생명력을 재생산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민화는 삶의 체험에서 우러난 공동체적 언어로서 제작자와 수용자가 함께 할 수 있는 예술의 장이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들으면 그의 민화에는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그 무엇, 소통의 장이 존재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계원예술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중인 그가 학생들에게 특히 강조하고 있는 시각훈련과 컴퓨터 아트가 그의 작품에 직접 반영돼 있는 것은 그만큼 응용회화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도 앞서가는 실천적 작가로서의 면모를 다지기 위함이다. (0331)264-5379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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