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문화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과연 경기 문화의 정체성은 있는 것일까?
경기문화재단이 이러한 의문에 해답을 찾고자 16일 오후 1시30분 경기도문예회관 국제회의장에서 ‘기전문화(畿甸文化) 재조명’이란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한다.
경기문화는 독자적인 문화가 없는 서울문화의 아류문화, 주변문화 정도로만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같은 오해를 불식시키고 경기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마련하는 것으로 기전문화는 독자적인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음을 밝혀낸다.
한영우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날 학술회의에서는 기전문화의 역사적·민속적·지리적 성격과 기전문화권의 문화유산 성격 등 4가지 주제를 갖고 주제발표와 토론의 시간을 갖는다.
먼저 아주대 조성을교수(사학과)는 ‘기전문화의 역사적 성격’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독특한 문화를 형성했던 기전문화는 근대 이후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 전국민의 수도권으로 인구집중, 경기도의 서울 주변부화라는 상황속에서 지역문화의 전통이 단절되고 지역의 정체성이 상실되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진단한다. 그는 “기전문화의 역사적 특성은 균형잡힌 세련미, 실질성, 선진성으로 귀결되며 한국문화의 일반적
특성에 속하는 지배층의 지속성과 사회·문화의 동질성, 폐쇄성이 기전문화의 성격을 형성하고 있다”고 정의하고 “기전문화가 서울 문화에 휩쓸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새로운 문화의 형성은 문화가 상호 접촉하기 쉬운 접점지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기전지역의 정체성이 제대로 확립되기만 하면 오히려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기에
유리하다”고 발표한다.
이어 ‘기전문화의 민속문화적 성격과 가치’로 주제발표에 나서는 경기대 김헌선교수(국어국문학)는 “경기도 남부와 북부 및 중앙에 존재하는 문화의 향토적 성격은 기전문화의 지역적 고유성을 나타내는 결정적 증거가 되며 이같은 기전문화의 민속문화적 기반은 토착적인 언어, 의식주, 민속예술 등에 근거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그는 또 “경기도가 서울 중심의 문화권역이라고 하는 것은 근대문화의 허상이며 경기도 북부는 황해도와 개성, 동북부는 강원도, 서남부는 충청도와 전라도, 동남부는 경상도와 충청북도, 그리고 중심부는 서울을 에워싸고 있다”면서 “이는 다른 문화와의 접변, 그 경계면의 다양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다양한 문화적 원천지 노릇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성신여대 양보경교수(지리학과)는 ‘기전문화의 지리적 성격을 주제로, 김병모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은 ‘기전문화권의 문화유산 성격’이란 주제를 갖고 지리적 독창성과 고고학적 성과를 중심으로 기전문화가 서울문화의 아류나 주변문화가 아닌, 독자적인 정체성을 지닌 문화임을 역설한다./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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