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처음 만나는 자유'

‘특수한 공간에서 그려지는 10대 소녀들만의 수수한 사랑과 우정’ 24일 개봉예정인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처음 만나는 자유 (Girl Interrupted)’는 정신병동에 격리 수용돼 있는 ‘비정상’ 소녀들의 일상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그들이 어떻게 아픔을 치유하고 성숙해 가는지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17살의 수잔나 케이슨(위노나 라이더)은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하고 응급실로 실려간 후 자살미수로 판정, 정신과 의사의 상담을 받게 된다. 그녀는 끝까지 자신의 자살기도를 부인하지만 ‘인격경계 혼란장애’라는 병명으로 정신요양원에 입원하게 된다.

수잔나는 특히 수용소 안팎 어느 곳의 현실에도 적응하지 못하는 반항아 기질의 리사(안젤리나 졸리)에게 마음이 끌려 함께 요양원을 탈출하기도 하지만 친구의 자살에 무관심한 그녀의 비인간성에 실망하고 괴로워 한다.

이 가운데 수잔나를 환자답지 않게 대해주는 유일한 사람, 간호사 발레리(우피 골드버그).

따뜻한 시선으로 친구들을 바라보는 수잔나와 탈출을 거듭하면서도 끝내 그 곳을 떠나지 못하는 리사, 아버지의 성적 노리개감이 돼 자해를 일삼다 자살하는 소녀, 유년시절 얼굴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붙여 외모가 흉하게 된 소녀. 수잔나와 리사는 둘만의 특별한 비밀 이야기를 갖게 되고…

위노나 라이더와 안젤리나 졸리의 연기가 무엇보다 일품인 가운데 섬세한 우피 골드버그 연기도 돋보인다. 안젤리나 졸리는 이 영화로 올해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을 수상한데 이어 전미방송 영화비평가협회와 영화배우인협회 여우조연상도 휩쓸었다.

위노나 라이더가 처음으로 공동제작을 맡은 작품으로 언론의 극찬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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