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묘 출토 목각인형 22점 공개

국립민속박물관이 지난 97년 양평군 창대리에 있던 조선초 변수(邊脩·1447∼1524) 묘에서 당시 사대부 복식 중 하나인 요선철릭과 함께 출토된 20여개 목각인형을 일반에 공개한다.

이들 목각인형은 ‘오백년의 침묵, 그리고 환생’이라는 특별전을 통해 요선철릭과 변수 영정을 비롯한 원주변씨 소장 다른 각종 조선시대 생활문서와 함께 21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일반에 선보인다.

변수는 고려 공민왕 때 그의 부인인 노국공주를 따라 고려에 들어와 높은 벼슬을 지낸 중국 귀화인인 변안렬(邊安烈·1334∼1390)의 4세손으로 지난 97년 12월 그의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묘지명과 요선철릭, 목각인형을 비롯해 조선초 사대부의 생활모습을 엿볼 수 있는 많은 유물이 출토됐다.

이 중 목각인형 22점은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이번에 처음 공개된다.

나무를 깎아 만든 이들 인형 중에는 관복차림을 한 남자상과 여자상 말고 각종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담은 주악상과 말 모양 소형 목각품이 포함돼 있다.

죽은 이를 다른 세계로 인도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주악상은 종류가 많고 그 모습이 다양해 학술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는데 악기로는 대금과 가야금, 장고가 있다. 무덤에 이런 목각 인형을 부장하는 풍습은 조선후기까지 유행했으나 영조가 이런 풍습을 금지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와 더불어 조선시대 생활사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각종 자료 100여점을 변안렬과 변수 후손인 원주변씨 대종회에서 기증받아 함께 전시하게 된다.

또한 역시 97년 이장 때 변안렬의 아들인 변현(邊顯)의 묘와 변수의 4세손인 변호신(邊虎臣)의 부인 박씨 묘에서 출토된 황금동못 및 한글간찰도 선을 보인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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