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문화재 관련 행정에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내에서 발견된 국내 최초의 삼국시대 해양토성이 건설공사로 깎여 나갔는가 하면, 올해중 시민에게 개방될 월미산의 월미도 행궁도 지표조사 없이 방치되고 있다.
미추문화연구회 등 7개 인천지역 향토사학회는 지난 4월 중구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부지내 삼목도(三木島)에서 삼국시대 때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토성(土城)과 연질토기편을 발견했다.
또 학계에서도 3차례에 걸친 현지답사를 통해 190여m의 원형 삼목토성 외에 토성을 둘러싼 외성(단) 1개소와 수백m에 이르는 토성 보루 1개소를 추가로 발견했다.
당시 인천국제공항공사측은 “토성을 관광자원 등으로 활용할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공항측은 현재까지 토성보존을 위한 지표조사나 발굴용역을 위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으며, 시로부터 조사요구 등을 받지 못했다고 발뺌하고 있다.
이때문에 삼목토성 본성의 동편 30여m 및 외성과 보루성의 절반 이상이 공사로 훼손돼 국내 최초로 섬에서 발견된 삼국시대의 해양군사시설이 사라져 가고 있다.
시 또한 내년에 개방예정인 월미산 행궁(조선 효종)에 대한 지표조사 용역조차 실시하지 않아, 경기도에서 발견된 수원행궁(조선 정조)이 이미 50% 복원됐고 남한산성 행궁이 발굴조사를 끝낸 것과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와관련, 인천지역 향토사학자들은 “늑장 행정으로 고귀한 문화유적을 파괴하는 인천시나 공항공사는 각성해야 하며, 고작 1명이 담당하는 인천시 문화재행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신호기자 s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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