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감사(監査)

“감사를 받는 동안은 민원도 보지 않는 것입니까. 감사는 행정업무를 잘 처리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지 민원마저 팽개치라는 것은 아닐진데 말입니다.”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는 광주군청을 찾은 민원인들의 성토다.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죠. 업무는 아예 손도 대지 못한채 1개여월에 걸쳐 감사를 받아야 하다니. 감사원은 주업무가 감사라지만 우리의 주업무는 주민행정인데 이를 뒤로한채 감사만 받고 있어야야 하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네요”

감사원으로부터 예비·특별·종합감사를 계속 받고있는 군 공무원들의 볼멘소리.

광주군은 지난 5월말부터 감사원으로부터 2일간의 예비감사에다 지난 7일부터 23일까지는 난개발관련 특별감사, 26일부터는 다시 시작되는 종합감사를 준비하느라 업무가 거의 마비 상태이다.

중복감사에 녹초가 되다시피한 군 공무원들은 민원인들의 질타에도 불구, 감사에서 잘못 보이면 신분상 불이익이 돌아오기 때문에 우선 감사자료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고, 이러다 보면 당연히 민원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사전을 뒤져보면 ‘공무원’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공무를 담당, 집행하는 사람’으로 풀이하고 있다.

사전적인 의미는 차치하더라도 공무원은 주민을 위한 행정이 본분이지 감사는 아니다. 물론 감사원도 이를 모를 리 없건만 본말이 전도된 것은 틀림이 없다.

이제는 우리도 국민의식이 성숙된 만큼 감사기관도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하겠지만 무엇이 진정 국민을 위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진정한 감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광주=김진홍 기자 <제2사회부> j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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