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용 여성주간행사

‘여성주간’행사기간동안(7월 1∼7일) 도에서 3일 개최하기로 했던 경기여성포럼이 행사를 일주일여 앞두고 취소됐다. 당초 계획은 이날 월례조회가 끝난 뒤 곧바로 도청 공무원 200명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할 예정이었는데 월례조회가 취소됐기 때문에 덩달아 취소됐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다. 결국 경기여성포럼은 월례조회때 끼워넣기식의 행사밖에 안됐다는 얘기다.

6일 용인에서 열리는 ‘여성근로자를 위한 한마음 콘서트’또한 여성주간을 위해 특별히 기획된 행사라기 보다는 7월중 개최되는 4번의 음악회중 1회를 이 기간에 여는 것 뿐이다.

올해 여성주간 기간에 도에서 하는 행사라곤 기념식외에 특별한 것이 없다.

도의 여성주간 행사 계획을 보면서 ‘여성주간’이 정해져 있기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시용 프로그램으로 짜맞추기에 급급했다는 인상을 떨칠 수가 없다.

이 기간에 남한산성이나 도립박물관 등 역사·문화공간을 여성들에게 무료 또는 감면(50%)해 개방한다고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여성주간에 얼마만큼,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묻고싶다.

사정은 일선 시·군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기념식과 솜씨자랑, 작품전시, 여성영화상영 등 일회성 행사에다 거의가 여성들만 참여하는 행사이고, 그나마도 여성들조차 호응할만한 행사는 손가락으로 꼽을만큼 질적인 면에서 형편없다는 지적이다.

과연 이런식으로 ‘여성발전과 남녀평등 의식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제고시킨다’는 여성주간의 본래 취지를 실현시킬 수 있을지? 그러지 못할게 분명하기에 취지에 걸맞는 프로그램의 근본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행정기관이 마련한 프로그램 또한 마땅히 국민이나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해야하는데도 직원인 공무원만 참여시키는 내부용 행사로만 기획돼 있는데 역시 달라져야 한다.

올해 다섯번째로 맞는 여성주간은 여성발전기본법에 매년 개최가 명시된만큼 앞으로 연례적으로 열릴 것이므로 내실화하려는 고민과 함께 짜임새있는 행사가 절실하다.

여성주간은 국민전체가 여성문제를 생각토록 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강경묵기자 <문화부> kmka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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