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그동안 부천시의회를 출입하면서 젊은 세대들이 가장 많이 포진해 있는 3대 시의회의 모든 면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왔다.
그러나 이런 평가는 한순간에 무너져 버렸다. 이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가장 잘 실천하고 선거에서의 민주적인 경선제도를 정착시켜 나갈 세대들이 이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시의회의 전체적인 역할이나 시의원 개개인의 자질을 평가절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시의회 후반기 의장선거를 놓고 민주당소속의 의원들은 경선으로 단일후보를 내기로 했다.그리고 의장선거 하루전인 지난 4일 24명의 의원들은 부천관내를 벗어나서 민주적인 경선을 치렀다고 한다.
이날의 분위기는 참으로 좋았고 경선결과에 승복하는듯 후보로 나선 두후보가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굳센 악수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는 잠시뿐. 의장선거 두시간전부터 경선은 형식에 불과함을 여지없이 보여주며 상황이 뒤집어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두차례의 투표를 통해 경선에 패배했던 시의원이 의장에 당선됐다.
지난 부천시장 선거에서도 경선패배자가 시장에 당선되더니 시의장선거에서도 경선패배자가 의장에 당선되는 부천의 새로운 선거판이 짜여지는 순간이었다.
이를 본 부천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해답은 자명하다. 국회의원이나 시장 시의원 도의원을 하려면 경선을 해라. 그리고 경선에서 후보자로 결정되지 않도록 무조건 떨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본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이번 선거과정에서만 본다면 무슨 기대가 있겠는가. 단지 민주적인 경선에 불복, 의장이 된 것처럼 의원들끼리 결정한 내용이나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누구의 힘을 얻어 뒤집어 버리지 말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부천=오세광기자 <제2사회부> skoh@kgib.co.kr 제2사회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