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 부족한 인천

2001년 3월이면 인천국제공항이 개항되고 2002년에는 인천 문학종합경기장에서 월드컵 축구경기가 열린다. 인천국제공항이 개항되고 월드컵 축구경기가 열리면 인천에 내외국인이 운집할 것이다. 이러한 인천이 공중화장실 불모지라면 보통 심각한 사태가 아니다. 인구에 비해 공중화장실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대부분 좁고 불결하다고 시민들이 불만을 터트리고 있는 것이다.

인천발전연구원의 이현식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인천시 공중화장실 실태와 개선방안’을 보면 그 실상이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인천시내 공중화장실은 325개소로 평균 시민 7천600여명당 1개 꼴이며 인구 밀집지역인 남동·계양·서구지역은 2만∼2만3천여명당 1개꼴 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전체 공중화장실의 63%인 205개소의 면적이 환경부 기준치인 10평 미만 정도로 규모가 협소하고 지은지 10년 지난 낡은 화장실도 108개(33%)나 된다고 한다. 인천 사랑여성모임도 최근 인천시내 공중·개방화장실 27개소를 대상으로 표본조사했는데 74%의 화장실 내부가 형편없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공중화장실 상태가 엉망인 것은 인천시와 각 구·군의 관련 예산이 크게 부족한 탓이 첫째 이유일 것이다. 또 전담인력 부족과 이용자들의 청결의식이 낮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인천시의 지난해 공중화장실 관련 예산은 2억여원에 불과했다. 인구가 인천시의 3분의 1밖에 안되는 수원시의 지난해 관련 예산이 5억5천여만원인 것을 비교하면 인천시가 공중화장실 관련 예산을 책정할 때 너무 인식했음이 드러난다. 이는 공중화장실의 중요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 인천시민은 물론 인천공항이 개항되면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올텐데 이렇게 공중화장실이 크게 부족하고 불결한 위생시설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국제적으로 당할 망신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인천시는 하루 빨리 공중화장실 관련 조례 등을 제정하고 특별 긴급예산을 세워서라도 공중화장실 증설과 극히 불량한 환경을 개선하는데 주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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