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양에서 발생한 동거녀토막살인사건 수사결과를 지켜보자면 한마디로 과학수사와 치밀한 수사력을 갖춘 경찰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피해자의 가출신고가 안양경찰서에 접수된 것은 지난 5일 오후 5시께.
보통 가출신고의 경우 경찰의 과중한 업무와 일처리로 인해 그냥 지나치며 형식적인 사건접수로 그쳐왔던 것이 상례화되다시피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피해자 최모씨(46·여)의 가출신고를 접한 안양경찰서 형사과 직원들은 단순가출이 아닐 것이라고 판단, 곧바로 동거남 이모씨(47)를 자진출석케 한뒤 최씨가 사라진 지난달 28일이후의 행적에 대해 수사를 벌였다.
특히 추수호 형사과장(46)은 이씨의 진술이 앞뒤가 맞지않고 의심스러운 부분이 상당부분 나오자 재빨리 경기도경찰청으로부터 혈흔반응을 검사할 수 있는 루미놀 시약을 받아 이씨의 집 화장실에서 검사를 실시, 강한 혈흔반응이 나타남에 따라 큰 단서를 잡을 수 있었다.
이같은 치밀하고 발빠른 수사력에 이씨는 지난달 28일 빚문제로 싸움을 벌이다 최씨를 목졸라 살해한뒤 시신을 토막내 쓰레기봉투에 나눠 담아 인근 의왕시 청계동 야산 등 3곳에 버렸다는 엽기적인 내용의 진술을 받아낼 수 있었다.
이렇듯 한낱 가출신고끝에 미궁에 빠질 수 있었던 사건을 경찰의 성의있고 집중적인 수사력으로 하루만에 동거녀를 토막살해한 피의자를 검거하는 개가를 올렸다.
또한 차디찬 야산속에 시신이 묻혀 한이 맺힌채 이승을 하염없이 떠돌 수 밖에 없었던 최씨역시 경찰덕분(?)에 눈을 편히 감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번 사건은 믿음직스러운 경찰상을 확인하면서 ‘완전범죄는 발생할 수 없다’는 진리를 확인하는 계기가 돼 개운한 기분이 든다.
/안양=이용성기자 <제2사회부> leeys@kgib.co.kr 제2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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