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북관계 개선으로 통일의 희망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6·25 전쟁때 북한해역의 서해에서 유실된 백금금괴 7t을 찾으려는 평생의 소원을 풀 날을 기대하는 전 인민군 총좌 출신이 있다.
평북 의주가 고향인 방진호씨(81·평택시 신장2동)가 주인공.
1950년 6·25발발 당시 인민군 총좌로 평양철도경비사령부 후방참모(조달·재정담당)로 있다가 정치보위부로 자리를 옮긴 방씨가 진남포 제련소에 보관중인 황금 1.5t, 백금 7t, 수은 70t 등을 땅속에 묻어 숨기라는 중앙의 지령을 받은 것은 유엔군의 진남포 상륙이 눈앞에 닥쳤던 그해 10월 초순이었다.
그러나 금괴가 결국은 중국대련으로 유출될 것을 확인한 그는 금괴를 가지고 귀순할것을 결심, 중공군의 개입으로 1·4후퇴가 시작될 무렵 국군에 귀순, 금괴와 함께 남하했다. 당시 진남포에 진주한 미군들도 제련소에 금괴를 찾고있는 바람에 금괴이동은 극비로 추진됐다.
하지만 금괴를 싣고 야반에 진남포항을 떠난 대동1호와 대동2호 두 발동선은 현재 북한해역인 백령도 근해에 이르러 하중을 견디지 못해 대동2호가 침몰, 백금 7t과 수은 70t이 바다속에 잠기고 말았다.
방씨는 결국 황금 1.5t을 갖고 인천항을 통해 귀순하는데 성공했으나 바다에서 유실된 시가 1조원대로 추정되는 백금금괴와 수은 등을 언젠가는 찾겠다는 일념으로 통일을 염원해왔다.
이 금괴 등을 찾으면 통일기금으로 나라에 바치겠다는 것이 방씨의 포부다.
또 침몰된 금괴는 구리로 포장돼있고 침몰지역은 자세한 해상도가 군당국에 아직도 보관돼 있어 수색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 방씨의 설명이다.
귀순 이후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격려를 받은 방씨는 거제도 포로수용소 심사원 등으로 일하다가 사회에 복귀, 1957부터 송탄을 제2고향삼아 살고 있다. 송탄에 정착 직후에는 손수 벽돌을 찍어 토담집을 만든 평애원을 설립, 전쟁고아들을 돌보기도 했다. 민족통일 협의회 송탄시 협의회장, 체육회 고문 등에 이어 지금은 이북 5도청 중앙상임고문으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으나 생계는 경기도에서 지급되는 월 30만원의 보조금으로 어렵게 꾸려가고 있다.
/평택=이수영기자 sy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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