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전시회 공동묘지 프로젝트

내세울 거라곤 열정밖에 없다고 외치는 젊은 작가 33명이 생사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 특별한 장소인 공동묘원에서 전시회를 가져 눈길을 끌고있다.

화제의 전시는 오는 15일까지 성남시 분당구 남서울 공원묘원 등에서 펼쳐지는 공동묘지 프로젝트 ‘축제 : 삶과 죽음의 경계/영원으로의 여행’이 바로 그것.

그러나 이들의 작업은 전설의 고향도, 여고괴담도 아니다. 그들이 말하는 것은 죽음이라는 거대한 화두를 통해 다시 풀어보는 그들의 삶인 것이다.

‘내가 지금 어디서·어떻게·왜 살고 있는가’하는 문제에 대한 자연학습 정도라면 이해가 쉬울까?

다시 말해 이번 전시의 공간성의 의미는 순환·상호작용·공존·참여·경계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무언의 장소이며, 또한 이러한 우리의 삶 전체를 아우르는 커뮤니케이션 장으로서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작가들은 여러 형태로 그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 설치미술에서부터 사진, 평면회화, 비디오아트에 이르기까지 이번 프로젝트는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왜 젊은 작가들이 공동묘지와 장례식장에 모여 작품을 전시하는가?’

작가들은 공동묘지라는 공간을 ‘끝’부터 다시 시작하는 문제의 공간으로 해석함은 물론 특히 혐오시설이 아니라 우리들의 조상이 묻힌 곳, 공원같은 곳, 사색의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전시장에서는 작가 자신의 일기로 빼곡히 수놓은 옷 200벌이 걸려있는 빨래줄이라던가 장례식장 외벽에 붙어 있는 3천마리의 금속나비 등을 볼 수 있다.

또한 장례식장을 통하는 계단을 내려가면 온갖 ‘생과 사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장례식장은 온통 작가들의 다양한 의식세계를 보여주는 작품들로 꽉 들어차 있다.

어떤 작가는 아예 빈소 하나를 자신의 작품으로 만들었는데 커튼을 열고 들어가면 푸른 형광빛 조명아래‘ 졸졸졸’ 물소리가 나고 사색의 공간도 있어 자신의 점을 직접 쳐볼 수도 있고 경건한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도 한다.

이승과 저승이 만나는 ‘특별한 장소’에서 열리는 아주 특별한 전시를 찾아 한번쯤 자기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의미있을 듯 하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현대환경조형연구소의 이진휴 교수(경원대)는 “처음엔 혹시나 슬픔에 젖어있는 상주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지나 않을까 우려했다”면서 “하지만 전시를 개최한 이후 작가나 관람객, 상주 모두의 반응이 좋아 과도기적인 장례문화의 변신같은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문의 (031)705-4444

/강경묵기자 kmkang@kgib.co.kr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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