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情 되살리자

고아원 양로원 등 도내 사회복지시설 수용자들이 외롭고 쓸쓸한 추석을 맞고 있다. 각종 후원과 지원이 끊기거나 줄어든데다가 따뜻한 정을 전하는 일반인들의 발길마저 끊겼기 때문이다. 특히 올 추석은 IMF한파가 닥쳤을 때보다 더 썰렁하다고 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윗날만 같아라’는 속담이 무색하게 사회복지시설엔 갈수록 찬바람만 불고 있는 것이다.

추석이 다른 명절에 비해 의미가 큰 것은 수확의 기쁨을 더불어 나눈다는 점이다. 피땀 흘려 거둔 결실을 혼자가 아닌 이웃과 함께 감사하고 즐긴다는 데 중추절의 참뜻이 담겨 있다. 그래서 예로부터 송편 한 접시라도 담너머 이웃에 돌리고 여러가지 민속놀이를 마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즐김으로써 공동체의식을 다져왔다.

이처럼 흡족해야할 명절이 찾는 사람이 없는 사회복지시설 수용자들에게는 즐겁기 보다는 오히려 소외감만 안겨주기가 십상인 것이다. 특히 IMF 경제난을 겪는 동안 인심이 메말라 버려 나눔의 미덕을 잊은 것인지, 꺼져가는 온정이 외롭게 맞는 이들의 추석을 더욱 쓸쓸하게 만들고 있다.

정부는 IMF극복을 자랑하지만 그 한파가 몰고온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현상과 그리고 더 인색해진 부유층의 인정이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더욱 괴롭고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몇년전까지만해도 추석같은 명절이면 종교단체나 기업체 등에서 과일상자 등 선물꾸러미를 한아름씩 안은 위문행렬이 복지시설을 찾아 수용자들을 위로했으나 올해는 이런 온정이 아예 끊겼다니 세상사가 갈수록 각박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선물을 사려 북적대는 백화점과 상가풍경과는 달리 양로원 고아원 등의 구호시설은 평소보다 인적이 더 뜸해져 대조적이다.

이제 IMF 체제에서 심화된 빈부의 양극화현상이 우리 사회에 남기고 있는 깊은 상흔을 치유하면서 특히 부유층들은 우리 주위의 가난한 이웃 돌아보는 나눔의 정부터 되살려야 한다. 경제가 나아진다해도 그늘진 곳 사람들이 명절에 더욱 더 외로움의 고통을 당한다면 그 사회는 건강한 복지사회라고 할수 없다. 지금 버림받은 고아들과 양로원의 노인들은 온정의 발길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우리 주변의 외로운 이웃을 찾아 살핌으로써 푸근한 명절이 되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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