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마저 환자곁 떠나면?

지난 5일부터 의대 교수들이 외래진료에서 전면 철수함으로써 서울대학 병원은 물론 도내 주요 대학병원들이 응급실과 일부 예약 환자들만 진료를 하고 있어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의대교수들은 정부가 의협에서 제시한 요구 사항들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오는 15일부터 응급실도 모든 진료에서 철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고 있어 특별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는 한 최악의 의료 대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달 23일 국무총리 주재로 보건의료발전특별위원회를 개최, 의료보험수가인상, 의료분쟁조정법 제정, 의과대학 정원 동결 등의 대책을 발표하고 오는 11월까지 이에 관련된 제도적 정비를 확정했다. 또한 김대중 대통령도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의료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격상시키는 등 의료문제 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밝혔다. 정부에서 발표한대로 의료보험수가가 현실화되면 2조2천억원의 추가 재정 부담이 되며, 이는 국민의 혈세로 충당되는 것이다.

현재 정부에서 발표한 해결책은 의사들의 요구에 충족되는 수준은 아니나 상당한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오히려 이제는 약사들이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며, 국민들도 정부가 지나치게 의사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다. 더구나 막대한 재정부담까지 감수하면서 보험수가를 현실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이런 의료보험수가 인상에 대한 납세자들의 불만은 대단하다.

정부의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은 구속자 석방이 전제되지 않으면 대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교수들까지 진료를 거부하여 의약분업으로 야기된 의료대란은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젊은 전공의들이나 의대생들이 주장하는 요구는 심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의대교수들까지 환자들을 버린다면 과연 응급을 요하는 환자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최소한 의대교수들은 환자들 곁에 있어야 될 것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교수들은 환자를 돌보는 인도주의 정신을 가져야 될 것이다.

정부도 시간이 되면 해결되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을 버리고 총력을 기울여 해결해야 한다. 정치권도 정쟁만 하지말고 여야 정치인들이 의료인들과 대화를 통하여 진지한 자세로 해결책을 강구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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