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게 복명서도 없는 출장을 달아 출장비를 현금화해 개인통장에 입금시키는 방법으로 국·과장의 판공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민초’라고 밝힌 경기도청의 한 공무원이 최근 본보 인터넷 신문을 통해 고위 간부들의 치졸한(?) 비리를 폭로하자 지금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는 도청은 예상치 못한 돌발 사태에 몸조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 투고란에서 작성자는 과 및 국의 서무를 보면서 상급자의 비리 독려에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 이유는 여비가 부정하게 인출되어 국·과장 판공비로 쓰여지고 있고 자신이 그 업무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
매주 월요일은 계원 명의로, 일명 가라출장을 달아 현금화해 월정액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 간부는 밥값이 없어 쩔쩔매는 직원들의 야간급식비를 가로채 식당을 전전하며 점심·저녁을 독식하고 있는데 매일 5천원 상당의 금액을 맞추기 위해 식당 주인에게 치사하게 굽신대며 신용 카드를 제시해야 하는 말단 신세를 그는 한탄했다.
심지어 식당 통장에 식대를 넣었다가 세금만 부담하고 다시 인출, 현금화하는 주도면밀한 방법도 사용하고 있다고 비리 사실을 낱낱이 폭로했다.
작성자는 당장 도청 근처 식당을 뒤져보고 또 부서별로 지출 내역 및 여비·급양비 지출 서류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며 사실 확인 방법까지 자세히 알려줬다.
감사원 감사관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쓰여진 이 글로 인해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공직사회의 여비 부조리 행태가 내부 고발자에 인해 드러난 것이다.
“본의아니게 범죄의 소굴로 들어갔다”고 참담한 자신의 심정을 밝힌 이 작성자는 동료이자 상사들의 부조리를 뿌리뽑아 달라고 수차 부탁했다.
복명서가 없는 이상한 출장.
금액이 크든 작든 주민의 혈세를 가로채고 900만 도민을 기만한 것이 분명하다.
/최인진기자 ij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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