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학교 사학과 창설 20주년을 기념한 학술심포지엄이 경기대 사학회(회장 조병로 교수)와 인문과학연구소(소장 김정회 교수) 주관으로 10일 경기대 호연관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경기대의 건학이념인 진·성·애의 교육적 실천도량인 경기서원(가칭)의 건립에 즈음해 열린 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한국 서원의 연구동향과 재조명’으로 남의 것만을 모방하고 뒤따라 가는 오늘날 젊은이들의 풍조를 바로 잡고 참된 전인적 인성교육을 구현할 수 있는 교육기반 조성을 위해 마련됐다.
이날 ‘한국의 서원연구 현황과 전망’이란 주제로 기조발제에 나선 국민대 정만조교수는 70년대를 거치면서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시각과 기반을 마련했던 서원연구는 80년대 들어오면서 연구량의 폭발적인 증가와 새로운 영역의 개척을 통한 연구폭의 확대를 보게됐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 서원문제는 주로 건립문제를 분석하고 고찰해 그 기능과 역할, 성격 등을 밝혀내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으나 현 시점에서 보다 바람직한 방향은 서원이 시대변화에 대응해 어떠한 기능을 하고 변화해 갔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개별적 서원 하나하나에 대한 정치·사회·경제·문화 등 여러 각도에 걸친 검토를 거치는 사례연구와 함께 이를 유형별로 묶고 연대기 자료와 연결해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경기지역의 서원과 사우’를 주제로 발표를 한 경기대 최홍규교수는 “경기지역내 서원의 건립은 성균관·향교 등 과거 위주의 관학교육이 쇠퇴하여 강학(講學)과 수기(修己)를 위주로 하는 새로운 교학(敎學)기관, 곧 서원의 필요성이 강조되던 16세기 중엽부터 시작됐다”며 “서원 분포면에서 볼때 19세기 자료를 기준으로 경기도내 38개 군현 가운데 10개 고을은 제외하고 28개 읍 원우(院宇)의 총수는 무려 69개소에 달하는데 개성·광주·여주·수원 등은 1읍에 3∼7개의 원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고종 8년(1871년) 대원군에 의해 1선현 1서원이라는 대서원정책이 관철, 전국 600여개 서원이 철폐됐다”면서 “이런 추세에 경기지역 사액서원의 효시를 이루는 양주의 도봉서원·석실서원을 비롯해 용인의 충렬서원, 수원의 매곡서원 등 19세기 후반 당시까지 존속하던 70개소 가까운 서원·사우 중 12개소만 남기고 모두 훼철시켰다”고 덧붙였다.
최교수는 또 “16세기 중엽부터 19세기 후반까지 경기지역의 서원들은 율곡에서 비롯된 기호학파의 학문적 성향이나 당색 그리고 전통을 따르는 가운데 유교경전과 주자의 ‘백록동규’, 율곡의 ‘학교모범’ 등 예규를 충실히 따르면서 서원의 강학기능을 크게 제고시켰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날 세미나에선 신겸수교수(소성학술연구원 부원장)의 전통교육지구 건립보고, 이수환박사(영남대 연구원)의 ‘영남지역 서원의 교육과 유교문화’, 윤희면교수(전남대)의 ‘호남지역의 서원과 사림문화’, 이해준교수의 ‘호서지역의 유림활동과 돈암서원’ 등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강경묵기자 kmka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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