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는 29일 청와대 비서실 등을 상대로 예산심의를 벌이는 과정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시상식 참석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였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경제위기’ 등 국내사정을 들어 김 대통령의 시상식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시상식 참여는 오히려 국제신인도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은 “국가경제가 위기로 치닫고 있을 뿐만 아니라 노조들의 잇단 파업조짐과 이익집단들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당정쇄신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국정을 챙겨야 한다”며 대통령의 시상식 참여의 재고를 촉구했다.
윤경식 의원도 “한국전력의 파업과 양대노총의 동투 움직임 때문에도 대통령이 나라를 비우는 것을 가볍게 볼 수 없다”면서 “이런 시기에 김 대통령이 상을 타러 가기보다는 노동현장을 방문, 설득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의원은 “대통령은 모든 의전행사를 취소하고 구조조정의 아픔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나서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학송 의원은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외유중이면 총리가 나서 국민의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데도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비판했으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용호 의원(인천 서·강화을)은 “대통령의 외교는 어려운 국내경제를 살리기 우한 세일즈 외교”라며 김 대통령의 시상식 참여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임종석 의원도 “대통령이 며칠 나라를 비운다고 내치에 소홀하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 “경제난 타개를 위해서도 대통령이 직접 시상식에 참여하는 것이 국제신인도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은 답변을 통해 “김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은 국가의 영예”라면서 “시상식 참여는 국가신인도 개선 뿐 아니라 외국투자가들의 투자의욕을 고취시키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치문제에 대해서도 “오늘 아침에도 대통령이 두 번이나 전화를 걸어왔을 만큼 대통령은 국내문제도 소홀히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민봉기자 mblee@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