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사상 최저치, 투자심리 위축

연일 투매현상을 보이며 20일에 이어 21일에도 코스닥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고 종합주가지수도 한때 500선이 무너지는 등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이날 객장을 찾은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21일 주식시장은 미국 나스닥 시장 폭락, 6개 은행 파업 예고 등 국내외 악재가 겹쳐 코스닥 시장에서 투매현상이 나타났으며 내년 증시전망도 밝지 못하다는 인식도 번져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

종합주가지수는 개장 초반 지지선인 500선마저 무너졌으나 장이 끝날 무렵 간신히 극복하면서 전날보다 2.31포인트가 하락한 511.90으로 마감했다.

급락해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낙폭이 커지며 한때 54.40포인트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55선에서 횡보를 지속하다 낙폭을 줄여 전날보다 2.92포인트가 떨어진 56.06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도 1천227.90원을 기록해 지난 99년 3월15일 1천230.90원 이후 21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처럼 양대 증시가 맥을 못추면서 이날 각 증권사 객장은 마치 이틀을 앞당겨 폐장한 듯 가라앉은 분위기 였다.

주식투자자들은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는 증시에 대해 속수무책인채 시장자체에 대한 불신을 떠나 환멸감을 느끼는 모습들이 역력했다.

코스닥열풍에 휩싸여 올초 푼푼히 모아둔 결혼자금 3천만원으로 주식에 투자한 김모씨(36·수원시 팔달구 영통동)는 계속되는 지수하락으로 반토막이상 손해를 본 상태에서 연말장 기대로 지난달 손실만회를 위해 은행대출을 받아 주식에 또 투자했으나 결국 빚만 남게됐다.

김씨는 “누가 빚만이라도 갚아준다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싶지만 너무 늦은 것 같다”며 “내년 3월로 잡아놓은 결혼 날짜를 생각하면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해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탄했다.

K증권 수원지점 객장에선 오전 불안감을 느낀 일부 투자자들은 더이상 장을 기대할것이 없다는 분위기가 역력해지면서 투매에 가담하기도 했다.

특히 투자상담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도내 각 증권사 투자상담사를 중심으로 증시침체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되면서 이직현상이 늘고 있는데다 각 증권사 객장마다 연말 고객유치를 위한 술집 및 음식점 광고전단배포가 사라진지 이미 오래됐다.

K증권 안양지점의 한 직원은 “큰 돈을 번 직원들은 이미 돈을 챙겨 업계를 떠난 상태로 남아있는 직원들만 증시침체의 피해자가 돼 결국 이꼴 저꼴 다 당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동안의 낙폭심화에 따른 저가 메리트가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어 심리적인 공황에 의한 투매는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근호·박승돈기자 sdpark@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