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폐장, 마감표정

“올 한해동안은 마치 10년과도 같은 세월이었습니다. 어차피 경제적 손실은 그렇다치더라도 마음에 끼친 상처와 정신적 고통을 치유할 길이 막막할 뿐입니다. 내년도 좋아지리라도 기대도 없고…”

주식시장과 코스닥시장이 폐장된 26일 오후 3시 H증권 수원지점에는 고객들을 위한 조촐한 다과를 마련했으나 대부분의 고객들은 이를 뒤로한채 칼바람을 맞으며 객장문을 쓸쓸히 나섰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주말보다 4.04포인트 상승한 504.62로 닷세만에 상승세로 마감했으며 코스닥종합지수는 전주말보다 0.99포인트 소폭하락한 52.58로 장을 마감했다.

새천년 1059포인로 개장한 거래소시장은 폐장일을 맞은 26일 반토막이 난채 힘겹게 지수 500선을 지켜내며 한해를 마감했다.

코스닥종합지수는 지난 3월10일 283.44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사상최저치로 폐장일을 맞으면서 한해동안 증시시장은 천지차이(天地差異)를 보였다.

이로인해 거래소시장 시가총액은 357조에서 186조로 171조가 사라졌으며,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지난해말 98조7천40억원에서 폐장일 29조150억원으로 한해동안 69조6천890원이나 줄어 양대 주식시장에서 무려 240조원이상이 사라졌다.

H증권 수원지점 한 관계자는 “올 한해 증시 대폭락의 여파로 어느때보다 추운겨울을 보내는 고객들을 생각하면 도의적인 자책감에 사로잡혀 괴로운 마음이 앞선다”며 “올해 증권사 직원들에게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가장 잔인한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돈기자 sd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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