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유라시아 잇는 경의선복구 대역사

한민족의 염원속에 반세기동안 굳게 닫혀있던 남북이 뚫리는 대역사의 현장.한겨울의 매서운 바람을 이불삼아 깊은잠에 빠져 있는 경의선 복구현장은 머지않아 힘찬 기적소리와 함께 평양을 거쳐 신의주까지 내달리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비무장지대(DMZ)를 바로 코앞에 둔 파주시 궁내면 통일촌 민통선내 경의선 철도·도로노반공사는 지난해 12월 15일 동절기를 맞아 공사가 일시 중단되기 이전까지 굴삭기와 불도저 등 중장비가 뿜어내는 굉응만이 통일의 기적소리처럼 메아리쳤었다.

평화의 경의선 연결을 축하하듯 한겨울내내 민통선을 찾아온 철새 수천마리가 하늘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명장면을 연출했던 곳.

하지만 공사주변 산림지역과 농작지 곳곳에는 M15대전차지뢰와 M14대인지뢰표시가 선명한 위험표시들로 가득차 50여년에 걸친 남북분단의 아픔을 대변하는듯 했다.

역사적인 경의선 복원사업 기공식이 열린 지난해 9월18일이후 통일의 열망속에 진행된 도로노반공사는 민통선내 경작지와 빼곡히 가득찼던 수풀사이로 이젠 제법 도로모양새를 갖추어 놓고 있다.

처녀림같은 대자연속에 새와 시냇물소리가 수놓았던 희망의 땅에 이제는 인간의 숨결이 어우러지고 있는 것이다.

파주 문산∼개성간 도로연결작업과 서울∼신의주간 경의선의 끊어진 구간철도 노반공사는 육군 야전공병 3개대대 소속 1천여명의 장병과 리노, 마인 브레이커등 최신형 지뢰제거장비를 비롯 굴착기 도우저 등 120여대의 장비가 투입돼 활기찬 공사가 진행됐다.

이처럼 한국전쟁 최대의 격전지이자 미확인지뢰지대로 남아있는 민통선지역 특성상 육군 건설단이 공사임무를 수행하며 안전사고자가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7천만 한민족이 갈망해온 역사적인 공사인만큼 육군건설단이 공사를 벌이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완벽한 시공으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공사를 진행했다는 것이 군관계자의 설명이다.

육군건설단장 황인식 준장은 “임진강 자유의 다리북단에서 휴전선까지 철도노반과 도로노반공사를 직접 시공하는 육군 공병단 병사들은 자긍심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경의선기공식이후 박차를 가한 육군건설단의 각고의 노력끝에 지난해 11월 초순께 남방한계선 이남지역의 지뢰제거 작업을 성공리에 마쳤으며, 동절기 공사중단 이전까지 전체공사 30%의 공정을 보였다.

비무장지대내 지뢰제거및 철도복원·도로공사는 오는 3월이후 재개될 전망이다.

북한도 지난해 9월4일 경의선 철도·도로공사지역에 공사인원과 장비를 투입한후 DMZ 인근 봉동, 남추골,미촌골 등 3개소에 천막 100여동을 설치하고 장비 174대를 투입해 대전차 장애물과 수목제거,통신선로 가설공사를 진행했으나 12월 이후 작업을 일시 중단한것으로 알려졌다.

황준장은 “민족의 혈로를 뚫는다는 장병들의 사기가 드높아 힘든줄 모르고 공사에 매진해 왔다”며 “따스한 봄날부터 공사를 재개하면 오는 9월께는 민족화해의 길이 시원하게 뚫릴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성기자 leeys@kgib.co.kr

*경의선 연결 중요 추진경위

-98년 2월25일:김대중대통령 취임사(남북기본합의서를 실천할것을 천명)

-2000년 3월9일:베를린 4대원칙 선언(남북당사자간의 대화 제의)

-4월10일: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남북합의

-4월17일:4·13총선후 대국민 담화문(6월 정상회담의 의의에 대해 언급)

-6월15일:남북공동선언(경의선·경원선 연결을 통해 새로운 실크로드를 건설함으로써 남북이 동시에 이익이 됨을 예시)

-7월31일:제1차 남북장관급 회담(경의선 끊긴 구간 복원 합의)

-8월13일:언론사사장단 - 김정일위원장 오찬대화(북측 경의선복원공사 착공 시사)

-9월1일:제2차 남북장관급회담 공동보도문(경의선 복원을 위한 실무접촉)

-9월27일:제3차 남북장관급회담(경의선 복원을 위한 실무접촉)

-12월12일:제4차 남북장관급회담(경의선 복원을 위한 실무접촉)

▲경의선 복원공사 사업개요

-구간:문산∼분계선(장단)간 12㎞ 단선복원

-기간:1년

-공사비:547억원

-재원:남북협력기금

-주요사업물량

남측구간:토공 11.0㎞, 교량 113.0m(4개소,최장교량:67m), 문산터널 보강 290m(1개소),임진강 교량 보강 710m

북측구간:12㎞

▲경의선 복원시 파급효과

경의선 복원은 남북간 긴장완화, 한반도와 중국대륙을 잇는 경제적 핵심적 축이 된다.

또 우리측이 구상중인 서해안공단 물동량 수송로를 맡게된다.

철도사용료만 받아도 북한은 당장 연간 1억달러 이상의 현금수입을 올릴수 있고 남한도 연간 2천400만∼5천200만달러의 물류비 절감효과를 가져올수 있다.

이러한 경제적인 효과외도 경의선 복원으로 남북이 하나의 철도망으로 연결돼 상대방의 화물이 통과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으며 남북이 하나의 경제공동체라는 것을 대내외에 인식시키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부고속철도를 통해 부산∼대전∼서울을 경유, 평양∼신의주∼만저우를 거쳐 유라시아 대륙으로 이어지게 되고, 또 평양∼함흥∼청진∼하산을 통해 시베리아 철도를 이용, 모스코바를 거쳐 유럽까지 달릴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한반도의 국제물류기지 중심역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의선 약사

-1896년 7월 : 佛 피블릴르사에 부설권 부여

-1899년 6월 : 프랑스 부설권 회수

-1899년 7월 : 대한철도회사에 부설권 양도

-1902년 3월 : 기공식

-1904년 2월 : 일본·경의선 부설권 강탈

-1906년 4월 : 서울∼신의주 열차운행개시

-1911년 : 중국철도와 연결

-1945년 9월 : 서울∼신의주 운행중단

-1950년 6월 : 전쟁으로 경의선 운행중단

-1950년11월 : 서울∼대동 임시복구운행

-1951년 6월 : 서울∼문산 단축운행

-1953년 7월 : 종전으로 남북철도운행 완전 중단

-2000년 7월 : 경의선 복원 기본합의

-2000년 9월 : 경의선 복원 사업공식 합의

-2000년 9월 : 경의선 복구 착수

<건설교통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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