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의 맥박이 고동치는 서해안고속도로

기전문화의 힘찬 비상을 상징하는 인천∼목포간 서해안고속도로시대가 오는 2001년 12월 활짝 열린다.

인천에서 서해안을 끼고 목포로 천리길을 달려가는 서해안 고속도로건설 공사는 구간별로 진행되고 있다. 서해 대평원을 따라 천리길을 띄엄띄엄 큰 획을 이어가는 거대한 모습은 국토의 힘찬 맥박이다.

◆열리는 서해안시대

차량을 이용 인천에서 서해대교까지 달리는 길은 전혀 막힘이 없었다.

화물을 가득실은 차량들은 저마다 고속도로를 거침없이 질주하고 도로옆으로 전형적인 농촌 풍경이 쏜살같이 지나간다. 조수석에 앉아 가만히 눈을 감아보면 도로 곳곳에서 발파음이 울리고 포크레인 등 각종 중장비 소리가 바닷바람을 가르는듯 했다.

인천에서 2시간여 달리면 인천과 목포를 잇는 서해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광활한 아산만을 가로질러 평택시 포승면과 충청남도 당진군 송악면을 잇는 서해대교는 높이 182m의 초대형 주탑 2개가 상판을 떠받치고 있다. 마치 거대한 고대 그리스의 지붕없는 신전을 연상케 한다.

세계에서 아홉번째로 긴 다리로 6천700억원이 투입돼 지난달 10일 개통된 서해대교를 바치는 교각은 모두 106개. 육지에 34개, 다리 한가운데 있는 작은섬인 행담도에 7개, 나머지는 모두 바닷속에 세워졌다.

서해대교 다음으로 눈길을 끄는것은 해안지역의 연약지반처리공사이다.

해안지역의 지반이 약한 점토증을 굳히기 위해 지름 40㎝의 모래기둥을 점토층에 박고 바로위에 흙을 부어 그 압력으로 1∼2년여동안 물을 뱄다.

안산∼안중의 42.7㎞ 구간 가운데 9㎞가 이같은 점토층의 연약지반이다.

서해안 고속도로는 지난 91년 12월 착공돼 오는 2001년까지 모두 4조8천5억여원이 투자됐고 850만대의 중장비와 150만명의 인원이 동원된 대규모 공사다.

총연장 355㎞의 서해안 고속도로는 인천∼단진간은 6차선, 당진∼목포간은 4차선으로 이뤄진다.

전체 공사는 2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1단계로 개통된 인천∼안산(27.6㎞)에 이어 안산∼안중∼당진(52.1㎞), 서천∼군산(8.4㎞), 무안∼목포(10.7㎞)구간 등 모두 71.2㎞ 의 공사가 진행중이다. 현재 공정율은 87%.

나머지 구간인 당진∼서천(104㎞), 군산∼무안(114㎞)은 오는 2001년 12월 개통할 예정이다.

서해안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경부고속도로(428㎞)에 이어 두번째로 긴 총연장 353㎞의 이 도로가 건설되면 대(對)중국 진출의 교두보인 서해안권 5개 시·도(경기·인천·충남·전남북) 를 1일 생활권과 교역권으로 묶는다.

◆서해안고속도로 건설의 시너지 효과

첫째, 인천과 목포를 4시간대에 주행, 산업물동량의 수송시간이 지금보다 3시간이상 단축된다. 이에따라 물류비용도 개통 20년동안 11조2천600억여원(한국도로공사 추정)이 절감된다. 또 경부·호남고속도로에 집중돼 있는 화물 수송 교통량을 분산시켜 인천에 있는 한국수출공단과 남동공단 및 경기지역 공단의 물동량 수송이 원활지고 경수·경인국도 및 산업도로의 체증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둘째, 서해안 지역의 대규모 산업기지 개발촉진으로 낙후지역 개발과 국토의 균형발전을 가져온다. 인천 남동공단, 시흥·반월공단, 아산, 군장, 대불 산업공단 등 대규모 공단과 인근 시·도에서 조성하는 수십개의 소규모 공단건설이 이 도로의 건설과 맞물려 한창 진행중이다. 더욱이 대(對)중국 무역의 전진기지가 될 평택항 건설과 군산·목포항의 개발은 이 도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세째, 노선을 따라 산재해 있는 국립공원과 그밖의 관광명소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돼 관광산업의 진흥에 활력소가 될 것이다.

인천 영종도에 국제 해양종합관광단지, 천혜의 관광 보고(寶庫)인 서산·태안해상국립공원, 변산반도 국립공원,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등이 해안지역에 인접해 있어 그동안 교통이 불편해 찾기 어려웠던 서해안권을 관광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가볼만한 명소>

◇ 서해대교

평택∼당진을 잇는 세계에서 9번째로 길다는 7.3㎞의 왕복 6차선 서해대교.

지난 93년 착공해 7년만인 12월 10일께 개통한 서해대교는 바닷길 20리를 잇는 ‘토목공학의 꽃’인 사장교 형식이다.

서해대교의 최대 볼거리는 길이 990m의 사장교 구간. 66층 빌딩 높이인 182m의 초대형 주탑 2개가 상판을 떠받치고 있다.

상판 높이 62m, 교각간 너비 470m로 5만t급 대형선박이 자유롭게 드나들수 있다.

주탑은 규모도 크지만 조형미도 압권이다.

외형은 충남 아산시 소재 보물 537호인 당간지주(법회 등의 의식이 있을 때 당에 거는 기둥)를 본떠 설계했다. 전통미와 현대미가 혼합된 주탑은 역동적인 직선미가 강조돼 이곳을 지나는 운전자들은 그 크기와 웅장함에 압도된다.

더욱이 서해대교는 육지보다 바람이 거센 바다위에 설치됐기 때문에 바람에 견딜 수있도록 100개에 이르는 처짐계, 응력계, 지진계, 풍향풍속계, 경사계 등 첨단센서를 설치해 향후 100년동안 견딜수 있다.

해질무렵 서해대교를 건너보자.

어느덧 교각사이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붉은 태양이 짧지만 장엄한 한편의 드라마를 연출한다. 오렌지빛 하늘과 석양에 붉게 물든 서해바다 그리고 그위에 둥실 떠있는 서해대교.

위대한 자연의 화폭위에 인간이 손으로 빚어낸 조형물이 함께 어울어져 아름다움의 극치를 연출한다.

◇ 왜목포구

당진군 석문면 교로리의 왜목마을.

왜목마을 교문리는 서해안에서 유일하게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수있는 명소이다.

동해에서 맞이하는 일출이 장엄하고 화려하다면 왜목마을 의 일출은 예쁘고 소박하면서도 서정적이다.

마을 양쪽으로 바다를 품고있어 1㎞정도 떨어진 교로리 끝지역에 가면 한 곳에서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다.

해변은 송림이 우거진 야트막한 산이 싸고 있다. 산을 넘어들어 아침바다를 날아나니는 갈매기 떼도 포구의 정취를 더해준다.

썰물이 빠지고 갯벌이 드러나면 인근 아낙들이 자갈을 들추며 굴·바지락 등 갯것을 잡는다. 저녁이 되면 장화를 신고 뻘에 들어가 낙지를 잡는 사람들의 플래시 불빛이 마치 반디불이 처럼 갯벌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서해안 포구의 한적한 어촌을 감싸도는 비릿한 갯내음, 양탄자처럼 잔잔한 바다에서 떠올라 같은 바다로 지는 붉은해, 포구 앞바다에 그림처럼 점점이 떠있느 작은섬,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왜목마을은 장식하고있다.

왜목마을은 해변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있는 모습이 마치 왜가리 목처럼 생겼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교통편=예전에 아산만을 한참돌아 삽교방조제를 거쳐가야 했던 길이 30분이상 단축됐다. 서해안 고속도로 종점인 충남 당진군 송악면 당진IC를 빠져나와 지방도로를 통해 30번 국도쪽으로 빠지면 석문방조제와 대호방조제를 지나는 해안절경을 만난다.

지방도로를 타고 한진포구와 장고항을 지나면 왜목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김창학기자 c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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