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폐기물 투기 왜 못막나

경기도내 곳곳에 쌓여 있는 건축폐기물 무단 투기행위는 못막는 건지 안막는 건지 의구심마저 든다.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인근인 고양시 덕양구 덕은동 자유로변에 방치돼 있는 거대한 쓰레기 더미는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9천6백여평 농지에 콘크리트 덩어리 건축폐기물이 평균 9m 가량의 높이로 쌓인 이 ‘쓰레기 산’은 군데 군데 폐가전제품과 비닐 등 일반 쓰레기까지 섞여 자유로를 지나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처럼 건축폐기물 더미가 쌓인채 방치돼 있는 것은 건축폐기물 처리업체 2개사가 건축폐기물을 야적할 수 없는 그린벨트내 농지를 토지소유주들로부터 임대해 건축폐기물을 무단으로 반입한 뒤 수수료만 챙긴채 불법으로 쌓아 놓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양시가 1997년 3월 불법 야적장을 강제 폐쇄하고 업체 대표 2명을 검찰에 고발, 실형을 받도록 했으나 치우는데 70여억원이 드는 쓰레기 더미는 손을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광주군 광주읍 송정교 인근 목현천변과 안성시 서운면 신능리 13의7 일대 12만평에 이르는 산업단지에도 폐합성수지, 폐콘크리트 등 폐기물 2천여t이 방치돼 있어 인근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에는 착공시에 발생되는 폐기물은 90일 이내에 처리하도록 명시돼 있으나 이 규정을 지키는 업체는 거의 없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고양시, 광주군, 안성시에만 있는 게 아니다. 도내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볼썽 사나운 광경이다.

고양시의 경우, 자유로변에 쌓인 쓰레기더미는 특히 심각하다. 월드컵관련 행사가 시작되는 올 하반기 이전까지 쓰레기더미를 처리하지 않으면 수많은 외국 방문객에게 나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고양시가 최근 쓰레기 더미 앞쪽에 나무를 3중으로 심는 방법의 눈가림을 했다고 하지만 그러나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월드컵조직위와 건설교통부가 고양시에 처리비용을 지원, 폐기물처리장으로 가져다 버리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앞으로 폐기물 처리 감독을 하는 지자체는 폐기물을 무단 투기한 업체들을 관련법에 의거 엄중히 조치하고 다시는 대량의 건축폐기물이 야적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단속을 실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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