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의 재공조 다짐을 순수하게 받아들일 국민이 과연 얼마나 있을런지. 자민련이나 민주당 안에서조차 일부 의문의 시각이 없지 않다. 불과 9개월전이다. 4·13 총선 무렵 ‘김대중대통령이 나를 죽이려 한다’며 JP가 공동정권 파기의 목청을 높였던 것이. DJ의 선거법 불복종선언, 일부 시민단체의 JP 낙선운동이 있을때였으니까. 그럼에도 당시 DJ가 결별의 말을 아꼈던 것은 만일의 필요성을 의식해서 였고 JP 역시 이를 뻔히 알며 부린 몽니였던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그후 자민련 관리역인 이한동총재의 총리 입각등 여당도 야당도 아닌 겉무니속에 실제로는 여당이었고 또 그러길 원했던 자민련이 DJP공조 재다짐으로 탈을 벗은 것은 새삼스런게 아니다. 이럼에도 어제 저녁 청와대서 가진 김대중대통령과 김종필자민련명예총재의 회동에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허구성을 갈파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국정안정과 경제회복을 위한다’는 회동명분이 DJP만의 전유물이 될수 없다고 판단한다. 정치권의 누구든 감히 이를 어겨선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정혼란과 경제불안을 가져온 것은 오히려 DJP와 민주당의 농단에 기인했다고 보는 것이 세평임을 유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통령선거때 국민에게 공약한 공동정권은 내각제를 전제했던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지금 내각제약속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니, 애시당초가 그랬다. DJ는 처음부터 내각제를 할 뜻이 없었고 JP 역시 내각제가 될 것이라고 믿은 것은 아니다. 내각제는 구실에 불과했다.
DJP연합은 이처럼 철저한 정치언어의 농간이다.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그리고 공조는 본란에서 말했듯이 그들의 책임에 속하지만 이것도 알아야 한다. 우리는 DJP공조가 유한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예견한다. 또 양김의 실세가 유한할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정치판의 밥상을 자신들이 차려주는대로 국민들은 먹을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던가를 알게 될 것이다.
더이상 DJP가 정치권의 만능열쇠는 아니다. DJ는 ‘광의의 정도’란 것을 말했다. JP는 ‘의원빌리기는 그렇게 만든 사람들 책임’이라고 강변했다. 국민을 어떻게 보고 감히 이런 말을 할수 있는지 심히 의아스럽다. DJP공조는 공조라기보다는 야합이다. 나라를 위한다 할수 없다. 장차 가고자하는 길이 양당 연합이든 합당이든 신당 창당이든 자신들을 위한
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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