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드라마는 인간사회에서 생길 수 있는 이야기를 작품으로 꾸미는 종합예술이다. 실화도 있고 가상적인 내용도 있다. 특히 TV 드라마는 ‘안방극장’다웁게 시청자에게 ‘실감’을 준다. 드라마를 전개할 때 모범답안지 형식의 이야기만을 집필한다면 아마 ‘흥미’를 주지 못할 것이다. 모범가정의 부모여야하며 서로 알뜰살뜰 사랑하는 부부에, 효성이 지극하고 학교에서는 모범생인 자녀이야기만을 계속한다면 독자나 시청자들은 ‘재미’를 별로 느끼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안방극장에서 방영되는 TV 드라마를 보면 우려스러운 내용이 너무 많다. 대부분 가정파괴적인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태양은 가득히’는 재력가인 서병천이 첩에서 낳은 딸(가흔)이 뒤늦게 생부집으로 들어와 정실에서 낳은 오빠와 갈등을 빚는다. 출세욕에 눈먼 강민기는 죽마고우의 애인인 서가흔을 차지하기 위해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박지숙을 버린다.

‘온달왕자들’은 젊은 첩을 두명이나 거느리며 세집 살림을 하다 사망한 여재만의 남은 가족들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다. 회갑이 넘은 나이에 여비서 사이에서 젖먹이 막내를 보고, 여재만이 사망하자 여비서는 두번째 여자에게 자신이 낳은 아기를 떠맡기는 등 상식을 벗어난 일탈적 가족상황을 거리낌없이 보여주고 있다.

‘좋은 걸 어떡해’는 이혼녀와 미혼남의 결혼을 소재로 삼았다. 극중 수경이 전남편 아이를 임신한지도 모른채 전남편 친구와 재혼한다. 병원의 약사로 근무하는 수경이 임신한 사실도 모르느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축첩에 미혼모, 대리모를 이용해 아들을 출산하는가 하면 “아버지는 폭군에 축첩에…” 등의 패륜에 가까운 말과 욕설섞인 대사들도 거침없이 쏟아진다.

한 마디로 자녀들과는 말할 것도 못되고 부부가 함께 시청하기도 난처한 이야기들이 드라마라는 형식을 통해 매일 텔레비전에서 쏟아져 나온다. 정상적인 가정, 건전하고 당연한 관계만을 드라마로 꾸민다면 드라마틱한 요소는 적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TV 드라마는 온 가족이 함께 본다는 특수성이 있다. 또 가상적인 이야기를 실제 현상인 것처럼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불륜과 가족파괴적, 엽기적인 내용이 시청률을

올린다고 방송국이 생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그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건전한 시청자들에게 가치관의 혼돈을 주어서는 안된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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