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극은 오페라, 개그는 만담과 같다. 전래의 우리 공연문화는 그 장르가 서양과 별 다름이 없다. 고금을 비교해도 역시 비슷하다. 버라이어티쇼는 이를테면 남사당놀이와 맥을 같이한다. 현대 연극의 효시는 신파다. 재래형식을 벗어나 현대의 풍습과 인정가화 등 통속을 소재로 하는 공연이 신파극이다.
1909년 이인직의 신소설 ‘설중매’를 각색, 상연한 것이 처음이다. 윤백남, 조중환 등이 발전시켰다. 신파가 대중문화의 총아로 등장하면서 악극단이 주축이 되는 종합 공연문화가 한동안 성행했다. 국내 최초의 영화상영은 외화다. 1900년대말 서울 정동에 있었던 독일여성 경영의 손탁호텔에서 상류층 인사들을 대상으로 상영하곤 했다. 우리 영화는 1923년 윤백남 감독이 만든 극영화 ‘월하의 맹서’가 처음이다. 한국영화 초창기의 귀재로 손꼽히는 나운규를 윤백남이 발탁한 것이 그 이듬해 제작한 ‘운영전’에서였다.
텔레비전방송의 발달과 함께 TV드라마가 대중문화로 크게 작용하고 있다. 연출기법도 영화와 가까워져 드라마와 영화의 간격이 좁아졌다. 공연문화를 주도하는 텔레비전방송이 드라마의 개념을 코미디와 굳이 구분하는 것은 큰 오류다. 코미디는 곧 코미디드라마를 줄인 말일뿐 똑같은 영상연기의 범주의 속한다. 예를들면 메디컬드라마처럼 코미디드라마인 것이다. 코미디드라마 연기자들 가운데도 코미디언이라기보다는
개그맨으로 불리워야 더 격상되는 것처럼 여기는 풍조는 잘못된 인식이다. 개그는 코미디드라마의 한 분야에 불과하다. 만담이 희극의 한 분야였던거와 같다.
코미디언 김병조씨가 무명시절에 동사무소 주민등록 직업란에 ‘코미디언’이라고 적기가 저어해서 ‘방송인’이라고 했다는 말을 그가 하며 웃은 적이 있다. 코미디드라마는 이유없이 바보스럽고 넘어지고 해야 되는 것으로만 아는 것은 코미디드라마 발전을 크게 저해한다. 또 희극요소가 가미된 드라마를 ‘코믹드라마’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아니다. 코믹드라마가 아니고 그것이 바로 코미디드라마인 것이다. 비극배우만이 배우가 아니고 희극배우도 배우다. 마찬가지로 연기의 한 분야인 코미디언도 탤런트다. 시청자들에게 개념의 혼란을 주는 방송은 대중문화를 오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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