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로 축사가 무너졌으나 정책자금 지원은 요원하고 광우병 파동으로 한우가격이 폭락했는데 다시 구제역 여파로 당분간 가격 인상은 힘들 것으로 보여 걱정만 앞섭니다”.
용인시 백암면 근곡리 효정농장 이희석씨(47)는 지난 1월7일 폭설 피해로 무너진 축사를 볼수록 안타깝기만 하다.
100여두의 한우를 사육하는 이씨는 40여일전 내린 폭설로 120평규모의 축사 7동중 5동이 붕괴되는 피해를 입었으나 현재 1동만 철거하고 축사뼈대만 갖추었을뿐 나머지 4동은 철거조차 못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광우병 파동 등으로 한우가격이 폭락해 출하를 못하고 있어 자금회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정부에서 지원하기로 한 정책자금을 한푼도 지원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거비용 등이 필요한 이씨는 최근 지역축협에서 1천만원을 11%에 대출받아 축사설치 비용 등에 필요한 계약금만을 걸고 외상으로 축사설치 작업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씨는 “요즘 140만원을 주고 송아지를 사서 250만∼270만원에 출하해 봤자 사료비 등을 빼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며“정부는 농가들이 하루빨리 폭설피해 등으로부터 벗어나도록 자금지원을 신속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지역 백암 한우회 김상우회장(56)은 “회원중 10여농가가 폭설피해를 입었지만 정책자금을 지원받은 농가는 아직 한곳도 없다”며 “이때문에 돈이 당장 필요한 농가들이 고금리의 사채 등을 빌어 피해 복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폭설과 광우병 파동으로 시름에 빠져 있던 백암 한우회를 비롯한 이 지역 축산농가들은 최근 영국, 몽골, 태국 등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해 파주에서 발생한 구제역 으로 인해 축산농가들이 피해를 입었던 점을 상기하면서 구제역이 발생하면 축산기반이 붕괴될 것으로 보고 자체 소독을 강화하고 예방대책을 세우는 등 분주하다.
김 회장은 “폭설과 혹한 등으로 인한 피해는 자연재해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구제역만큼은 전 축산농가가 한마음이 되어 막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정근호기자 ghju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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