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한 결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박3일간의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28일 오후 이한했다.

푸틴 대통령은 짧은 방한 일정임에도 김대중 대통령과의 한·러 정상회담을 비롯, 국회 본회의 연설, 이한동 총리 주최 오찬,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면담, 경제단체장과의 오찬 간담회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무엇보다 푸틴 대통령의 방한은 한국과 러시아간 상호보완적 동반자 관계를 실질적 경제협력에 바탕을 둔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했다는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김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러 양국이 지난 90년 수교이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통의 이념을 바탕으로 많은 관계발전을 이뤄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한반도 화해와 평화, 경제협력 등 양국간 공동 관심사에 대해 괄목한 만한 수준의 합의를 도출해 냈다.

김 대통령 입장에선 지난해 6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우리 정부의 대북 화해·협력정책이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기여했다는 점을 러시아측으로부터 공인받고 이같은 정책에 대한 러시아측의 지속적인 지지와 ‘건설적인 역할’을 약속받은 점을 최대성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대북정책 지지 확인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4월 러시아 방문과 서울 답방 등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답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은 또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사업을 추진키로 함으로써 ‘철의 실크로드’ 개설을 통해 두 나라와 주변국가들이 경제적으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푸틴 대통령으로서도 나홋카 산업공단 건설사업,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 사업에 대한 한국측의 참여 의사를 확인하는 등 나름대로 경제적 목표를 달성했다.

이와 함께 푸틴 대통령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연설을 함으로써 양국 국민간 상호 이해와 관심의 폭이 넓어진 것도 푸틴 방한의 부수적인 성과로 지적된다.

그가 제 1 야당 총재인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면담한 것도 러시아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신뢰와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포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도 이 점을 의식한듯 국회연설에서 “러시아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대외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면서 러시아측이 한국에 거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유제원기자 jwyo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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