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주변의 청소년 폭력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10대의 폭력배들이 학교주변에서 무리를 지어 배회하면서 등·하교길의 학생을 위협해 금품을 뺏거나 걸핏하면 주먹을 휘두르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경찰청이 최근 도내 중·고교학생 1천288명과 교사 244명·학부모 1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 1년간 중·고생 14.3%가 등·하교길에 돈을 뺏겼거나 폭행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중 1명이 피해를 본 꼴이다.
학교폭력이 학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같은 조사결과는 우려할 만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 많은 학생들이 피해를 입고도 보복이 두려워 그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학원폭력의 실상은 이 조사결과 보다 훨씬 깊고 넓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제 학원폭력은 더 이상 강건너 불이 아니다. 우리집 아이도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될 수 있을 만큼 심각한 것이다. 얼마전 새로 부임한 한완상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청와대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를 ‘학교폭력 대폭 경감의 해’로 정해 늘어나는 학교폭력에 대처해 나갈것이며, 이를 위해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학원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학원폭력이 일어날 때마다 경찰과 교육당국에서는 여러가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청소년 범죄는 일과성 대책으로는 근절 될 수가 없다. 경찰·학교·학부모가 삼위일체가 되어 근본적인 방안을 끊임없이 강구해야 하고 또 그것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가야 한다.
경찰은 우선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는 학교주변의 유흥업소를 과감히 정비하고, 선량한 학생을 노리는 불량배가 활동하지 못하도록 치안 기틀을 확고히 다져 사회불안요인 제거에 진력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학교에서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학생들을 선도하기 위한 상담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학교폭력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문책이 두려워 우물쩍 넘길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정에서의 따뜻한 관심이다. 자녀의 심리상태와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고 그때 그때 충분한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부모의 건전한 역할이야말로 자녀를 폭력에서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