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가지 例 관악산 연주암 주변과 파주의 민통선내 군부대 주변에서 땅속 쓰레기와 폐기물 더미가 대량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물론 땅속 쓰레기와 몰래쓰레기 밭은 결코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과거에 무단으로 투기하고 흙으로 덮어 버린 곳은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심지어 80년대까지 지자체들도 수거한 쓰레기를 야산에 적당히 버리곤 했다. 그러나 환경보호가 국가정책의 중요한 의제로 등장한지 오래된 지금도 쓰레기 투기가 사람들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은 우리의 쓰레기병(病)이 중증에 달했음을 의미한다.
더욱이 이번에 드러난 관악산과 민통선내 쓰레기의 내용물을 볼 때 연주암과 군부대의 불법매립 및 무단투기가 분명하고, 쓰레기량 역시 수십톤에 달해 불법매립·투기가 상당기간에 걸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공분을 금치 못하게 한다. 우리 사회에서 그래도 양식이 있다고 인식된 종교시설과 군부대의 환경의식이 이 정도이니 실망스럽고 딱하기만 하다. 이러다간 우리의 산야가 온통 쓰레기로 뒤덮일까 걱정이다.
굳이 선진국의 경험을 예로 들것도 없이 아무렇게 버린 쓰레기는 토양과 지하수를 심각하게 오염시키기 때문에 이를 다시 정화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다. 또 오염된 토양을 복원하는데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도 다 아는 일이다. 따라서 쓰레기의 무단투기와 불법매립을 원천봉쇄하기 위해서는 감시 감독을 철저히 하고 위법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그런데도 쓰레기의 불법매립과 무단투기가 매번 환경단체나 주민들의 신고와 언론보도에 의해 드러나고 있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쓰레기 처리 행정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당국이 우리의 국토를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문제된 두 지역의 경우 관계당국이 눈을 감고 있지 않는 한 어떻게 그런 일이 공공연히 자행됐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두 지역의 불법매립·무단투기가 상당기간에 걸쳐 자행된 것이 분명한 이상 관계당국은 우선 사실파악에 나서야 한다. 배출자를 끝까지 추적해서 환경정화 비용과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 이제 종교시설이나 군부대도 원칙적으로 일반인과 동일한 환경기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종교시설이라고 해서 관대하거나, 국방이 환경에 우선한다든지 환경과 국방을 분리해서 생각했던 시대는 이미 지났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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