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대권주자들의 혼전으로 점점 혼미속에 빠져가고 있다. 대표의 프리미엄을 십이분 이용하는 김중권씨의 영남론, 국민검증을 자처하는 이인제씨의 대규모후원회 추진, 새 이미지를 무기화한 김근태씨의 사조직가동, 김근태 노무현씨등과 연대를 모색하는 한화갑씨등이 저마다 각개약진 하고있다.
민주당에 대통령감이 많아서인지 몰라도 조기과열된 차기다툼이 어떻게 돌아가든 남의 당일에 상관할바는 아니다. 우리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차기관리와 관련한 권노갑씨의 일선복귀 선언이다. 대권후보 조율이 그의 소임으로 보도된 것이 사실이라면 역할에 우려를 떨칠수가 없다. 권씨는 복귀와 함께 3개월전 자신을 2선으로 물러나게한 정동영최고위원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구체적으로 무슨 사과를 바라는진 잘 알수 없으나 우리가 생각하기로는 석달전에 비해 공격이 용인될만큼 지금의 도덕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평당원에 불과한 백두의 권씨가 그토록 큰소리 치며 막중한 대권후보 조율을 비칠 정도로 힘을 쓰는것은 주지하다시피 당 총재인 대통령의 절대적 총애를 등에 업은 후광때문이다. 우리는 정말 그같은 소임을 권씨가 위임받았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권씨의 향배가 자칫 대통령의 의중으로 비추어질 수 있는것을 심히 걱정하지 않을수 없다.
그의 세가 당의 조직에 우선한다면 공식기구는 허울뿐 비선이 판치는 붕당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전철을 되풀이 하는 가신정치의 폐습이 비단 여당에 국한하지 않는 공권력에도 미칠것이 경계된다.
우리는 대통령과 권씨의 개인적 관계에 굳이 언급할 생각은 없다. 그럴 필요성도 갖지 않는다. 그러나 권씨가 정말 그같은 소임을 받았거나 앞으로 받을 요량인것 같으면 개인사무실이 아닌 당의 전면에 나서는 것이 상도라고 믿는다. 차라리 당의 직책을 맡아 공식기구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보는 것은 민주당이라고 해서 정치, 즉 공당의 투명성에 예외일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심지어 당내에서조차 당사에서 벌어지는 일보다 권씨 개인 사무실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현상은 당을 위해서도 유익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보기에도 좋지 않다. 권노갑씨의 비선역할 주도로 가뜩이나 불안한 정치권이 더욱 지탄받는 일이 없도록 촉구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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