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박물관이 포천군 포천읍 자작리에서 한성도읍기(BC18∼AD475)백제 건물터로는 최대규모인 길이 23·6m, 폭 13·2m짜리 초대형 주거지를 발굴하는 개가를 올렸다. 대학교 박물관 등에 의뢰하던 과거와는 달리 경기도박물관 민속미술부가 주측이돼 직접 발굴한 이번 건물터는 한강 유역을 중심으로 한반도 중부 일대에 집중 분포돼 있는 여(呂)자 모양인데다 각종 토기, 철기류 유물, 기와까지 출토됨으로써 역사적의의가 더욱 크다. 또 서기 475년 고구려에 의한 한성백제 멸망 이전 포천 일대에 중요한 거점 취락이 형성돼 있었음을 알게 해 한성도읍기 백제가 한강이북 일대에 강력한 통치력을 뻗치고 있었음을 뚜렷이 확인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한성백제 최대 건물터는 한성 백제 한복판인 풍납토성 등에서도 최근 많이 확인됨에 따라 한반도 중부 일대의 여자형 건물이 한성백제를 대표하는 건축양식임이 한층 분명해진 것이어서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하겠다.
그동안 한강 본류를 중심으로 그 남쪽 지역에서만 백제 흔적이 농후했을 뿐 북쪽에서는 좀처럼 “이것이 백제다 ”라는 확신을 가질 만한 유적이나 유물이 확인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난 1996년 홍수가 휩쓸고 간 뒤 확연히 드러난 파주 육계토성에서 서기 300년무렵 백제 흔적임이 분명한 대규모 유적이 발굴되면서 한강 북쪽에서도 백제의 역사가 실체를 드러냈고 이번 포천읍 자작리 유적이 발굴됨으로써 더욱 확실해졌다.
따라서 지금까지 통용되고 있는 한강 북쪽 지역의 경우 보루나 성터유적은 고구려 혹은 신라가 쌓았다는 주장이 재검토돼야 하는 등 한국 역사고고학은 일대 전환기에 접어들었다고 하겠다.
경기도박물관은 지난 1996년, 1997년에도 경기 파주시 주월리 육계토성에서 길이 17.5m, 폭 10.8m인 대형 건물터를 발굴하는 등 한국 고대사 연구에 밑거름이 되는 매우 귀중한 유적을 속속 발굴하는 쾌거를 올리고 있다.
이는 우리 민족의 문화발상지인 경기도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작업이어서 경의를 표해 마지 않는다. 경기도박물관은 역사유적지 발굴과 마찬가지로 보존 또한 매우 중요함을 인식하고 앞으로 더욱 노고를 아끼지 말아 주기를 당부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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