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의 허브공항임을 자처하는 인천국제공항에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불편한 시설이 많다면 국가적으로도 체면이 서지 않는다. 인천공항은 엘리베이터·장애인용 화장실 등을 갖추기는 했지만 공항 도착에서 출국까지의 동선(動線)에 미비한 시설들이 많은 게 문제점이다.
먼저 입구부터가 그러하다. 여객청사 지하주차장의 장애인 주차구역은 출입문과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으나 출입문 입구에 10cm 높이의 턱이 있어 휠체어 이용자를 힘들게 한다. 휠체어 탑승시설을 갖춘 공항행 버스가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는 것도 문제점이다.
청사 앞 횡단보도에 시각 장애인이 개인 휴대 리모컨으로 작동하는 음성안내기가 설치돼 있지만 안내기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여섯 종류의 리모컨 중 두 종류에만 정상 작동돼 매우 불편하다. 정보통신부가 작년 말 모든 종류의 리모컨에 작동되도록 규격을 정했으나 이를 따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항 안에 들어서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일반인들도 헤매는 넓은 공항에서 장애인들이 원하는 곳 까지 정확히 가는 일은 더욱 어렵다. 점자 안내판이나 돌출형 보도블록이 없는데다 안내 데스크도 1층 입국장과 3층 출국장 동·서편에 각각 자리잡은 네 곳이 전부다. 특히 3층 출국장의 높이 1.5m의 항공사 카운터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에겐 너무 높다.
횡단보도 시작부문에만 있는 점자 보도블록과 입·출국장 로비 등에 설치된 공항시설 안내정보 단말기에 장애인시설 관련 정보가 전혀 없는 것도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한다.
우리는 얼마 전 장애인 학생을 위하여 학교시설을 개조하고 학교운영 체계를 바꾼 파주 삼광중학교, 구리 백문초등학교,서울 중계중학교, 개원중학교의 아름다운 이야기에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 단 1명의 장애 학생을 위해 거액을 들여 전용 승강기를 설치하고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계단을 뜯어 고친 그 이야기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두고 두고 칭송받을 것이다.
장애인을 위하여 정책을 과감히 변경하고 시설을 바꾸는 사회는 훈훈한 사회다. 인천공항도 하루 빨리 자체적으로 세심한 조사를 실시, 장애인들에게 불편을 주는 시설을 모두 편리하게 개선하여 아름다운 국제공항으로 일컬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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