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0대 주부가 남한산성에서 새들에게 모이를 주는 장면이 관광객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성남시 수정구 남한산성 남문 매표소에서 노점상을 하고 있는 이선규씨(53).
이씨가 새들에게 모이를 주기위해 나타나면 박새, 줄박새, 흰줄박새 등 각종 야생 조류 수십마리가 제각기 목소리를 높여 이씨를 뒤따른다. 마치 엄마를 부르는 것처럼.
이같은 모습에 남한산성을 찾은 관광객들은 신기해 하며 발길을 멈춰 구경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이씨의 새사랑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30년전 남편이 교통사고로 몸을 크게 다치자 남문 매표소에서 노점상을 시작한 이씨는 이내 이곳의 새들과 친구가 됐다.
매일 땅콩을 사 마치 아이들에게 젖을 주듯 새들에게 먹이를 줘 왔다.
특히 겨울철 먹을 것이 없을때는 새들이 이씨를 찾아와 끼니를 때우기도 했다.
“처음엔 사람을 경계하더니 이제는 무서워 하지 않고 누구나 잘 따라요”
새들에게 제각기 이름을 붙여준 이씨는 새들만 봐도 특성을 구별해 낸다.
“저놈은 성격이 과격하고 저놈은 계집애 같어. 저놈은 많이 굶었어. 저놈은 지금 짝을 찾고 있군. 내가 어려울때 많은 위로가 됐었는데…”
새박사가 다 된 이씨는 매일 이곳에서 자식들을 만나는 것 같은 들뜬 마음으로 장사를 시작하고 친구처럼 새들을 맞이한다.
바쁠때면 땅콩을 땅에 던져주기도 하지만 될 수 있으면 직접 손으로 먹이를 준다. 새들이 직접 주는 걸 좋아 하기 때문이다.
“아주머니, 어떻게 했길래 새들이 손까지 와서 먹이를 먹어요. 참 신기하네요”
16일 남한산성을 찾은 두 남녀가 새에게 모이를 주고 있는 새엄마 이씨의 모습을 보고 신기한듯 쳐다보며 던진 말 한마디다.
/성남=김창우기자 cwkim@kgib.co.k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