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사채업자인가

요즈음 은행의 횡포가 심하다. 은행도 이익을 내야되는 하나의 기업이기 때문에 이익을 내기 위하여 각종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과거의 은행은 설령 이익을 내지 못해도 정부나 한국은행이 떠 받쳐주고 있어 망할 염려가 없는 쉬운 장사를 했다. 돈이 부족해도 정부나 한국은행이 충당해주어 큰 어려움 없이 돈놀이를 할 수 있었으나, 최근 은행도 이익을 내지 못하고

부실하게 운영되면 시장원리에 의해 퇴출할 수 밖에 없어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익을 내려고 몸부림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은행들이 수신금리는 대폭 인하하면서 아직도 대출 금리는 고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대단하다. 연체금리를 사채업자들의 수준인 20%를 유지하고 있는가 하면 일정액 이상 통장에 잔고가 없으면 오히려 통장 사용료까지 부과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그마한 돈이라도 생기면 은행에 저축을 해서 목돈을 마련하려는 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잔고가 일정액 이상 유지되지 않았다고

통장사용료까지 부과한다면 이는 은행을 이용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

수신금리의 저금리 추세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앞으로 수신금리는 더욱 하락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신금리가 하락하면 대출 금리도 동일한 비율로 낮추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행위이다. 이러한 상식을 무시하고 고객들로부터 받은 돈은 싸게 이자를 주고 반대로 대출은 사채업자나 다름없는 금리를 적용한다면 이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망각한 것이 아닌지.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지 못할 망정 오히려 고객을

졸(卒)로 보면 은행의 행위는 비판받아야된다.

은행은 기본적으로 돈 장사를 하는 기관이기는 하나 단순히 돈 장사만 하는 기관은 아니다. 국가 발전을 위한 바람직한 경제환경 조성에 기여해야 되며, 또한 일반 서민들의 가계운영에 있어 도움을 주어야 된다. 양질의 서비스를 통하여 서민들의 은행 이용이 생활화 되도록 해야된다. 지금과 같이 사채업자나 다름없는 영업에만 치중한다면 일반 서민들은 은행을 외면하게될 것이며, 이는 결국 은행 스스로 자멸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더 이상 은행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기 전에 사채 금리와 같은 고금리의 대출 금리를 대폭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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